사이펀 신작시|오대교
시나위 외
징쟁이 장구채 보리피리 자네들 오랜만이시
따르락 따르락 궁 딱
우리가 말이시
지리산 넓적돌, 영산강 독자갈, 돌머리 목새로 살지만
꼼꼼히 따져 보면 본시 하나가 아니던가?
그랑께 말이시
아닌 때 아닌 곳에서 아닌 보살 해도
삼이웃이라 이 말씀이네
오늘은 말이시
산존가 허튼가락인가 그런 거 띵겨불고
낄끼리 어울려 보세
이왕이면 말이시
매화가 펄펄 날리듯 모란이 화들짝 피어나듯
조였다 풀었다 구구절절 풀어보세
아따 말이시
중모리 중중모리 엇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있는 모리 없는 모리 한판 벌려보세
징쟁이 장구채 보리피리 자네들 오랜만이시
따르락 따르락 궁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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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저 바위 때문에
오늘도 죽을힘을 다해 내닫는다
거대하고 단단한 저것을
깨부수기 위하여
쉬지 않고 부딪치면
그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온몸이 갈가리 찢겨도
나는 다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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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교/ 전남 함평 출생으로 2009년 《시와사람》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윽신윽신 뛰어나 보세』. 『새물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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