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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조현옥 - 밥티나무꽃 그늘아래서 외

작성자사이펀|작성시간24.06.05|조회수33 목록 댓글 0

사이펀 신작시|조현옥

 

 

밥티나무꽃 그늘아래서

 

 

,

 

그 집 그 뒤란에는

밥티나무 꽃

붉었습니다.

아들은 돌아오지 않고

해마다 밥티나무꽃 만

피었다 집니다.

어머니는

길을 잃은 사슴처럼

밥티나무꽃 그늘 속을

서성거리다가

일거리를 찾지 못한 손처럼

뒤숭숭

아직도 해질녘 논두렁 길

헤메이고

계십니다.

산등성이

해가 저물어도

돌아오지 못하시고

그 너머 너머

해가 되어 어둠 속을

걸어 들어가십니다.

 

 

장성군 서삼면 장성리 지광 김동수 열사의 생가에 핀 밥티나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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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의 사원

 

 

 

선암매는

적멸에 들고

 

겹벚꽃은

법화삼매에 들고

 

제주 수선화는

사원의 정원에서

두 손 모으고

합장만 해요

 

행자도

아닌 바람이

사원의

마당을 쓸면

 

사람들은

부처님을 보러 와요.

꽃이 피면

아무리 멀고 멀어도

부처님을 보러 와요.

마음이 편해진다고

마음 든 자리

환해진다고

 

방장스님은

하시는 일 없이

섬돌에

흰 고무신만 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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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옥/ 1993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금강의 노을, 통일 열차, 할머니 등에 업혀, 홍매화 피는 언덕외 여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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