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작시

참가죽 미더덕 찜

작성자아카시아향기|작성시간24.04.16|조회수37 목록 댓글 0

참가죽 미더덕 찜 / 정보경 

 

 

시어머니 봄이면 동네 뒷산에 올라 

마른풀잎 속에 기지개 켜고 있는 

참가죽 꺾어 미더덕 찜을 하셨다 

온 식구 맛있게 먹는데 

나만 빨간 미더덕 찜을 찾으면 

한소리 하셨다 

 

나 죽으면 우얄꼬 

이 맛난 찜을 못 먹고 

빨간 거만 찾으니 우얄꼬 우짜믄 좋노! 

 

가만가만 상치우다 

내 대접에 담아진 그 찜 한술 먹으면

미더덕이 들깨향을 품었다 

 

눈을 스르르 감고 또 한술 먹으니 

논고동이 살금살금 기어오르고 미더덕이 

톡톡 터지는 소리 첫 키스 같다

 

토란대를 감은 호박밭을 걷자 

길 위로 가죽점퍼를 입은 

남자가 두둥 두둥 할리를 타고 

지나간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