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치밥 ⊙
- 시 : 돌샘/이길옥 -
내 살점 하나
허공에 매달려 ‘용용 죽겠지’ 약을 올린다.
다 따내야 속이 후련한데
씨도 남기지 않아야 직성이 풀리는데
작대기로 못 딴
포기하기에 너무 억울한 감 하나가
신경에 들어 불장난을 한다.
어거지로 따려다
가지라도 꺾이는 날이면
골절상을 건너뛴 황천행이니
못 따낸 심사가
뱃속을 휘젓고 뒤집으며 난장을 튼다.
목뼈 뻣뻣하게 고개 젖혀 눈독 들이고
발만 동동 굴리는 쓰린 속 누가 알까.
그런 감을 우리는
까치밥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