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을 만나다>
- 시 : 돌샘/이길옥 -
비바람이 사납게 갈기를 세우는 밤이면
어둠을 허물며 진저리치는 소리를 만난다.
리듬
가락
다 필요 없다는 듯
간헐적으로 이어지며 간드러지는 소리가
애간장을 파고들어 한을 심는 밤이다.
하필 이런 날을 택한 이유는
높낮이 조절이 안 되는 감정을 맡기고
가슴에 가라앉은 응어리를 풀어
원 없이 음역을 높이고 싶었음이리라
천둥소리 우악스럽게 어둠을 들쑤시는 밤이면
문턱을 넘은 반쪽의 매정한 뒷모습 그리며
비바람에 뒤섞이는 피울음을 만난다.
넋을 풀어 흐느끼는 서러움을 만난다.
가슴을 무너뜨리고 치솟는 소리의 혼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