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틈새 ◎
- 시 : 돌샘/이길옥 -
보도블록 깨진 틈을 노리던 민들레 홀씨
틈에 낀 먼지에 몸을 묻고 뿌리를 내린다.
목마른 삶과의 혈투다.
가파른 벼랑
좁은 틈에 암자를 지은 바다직박구리 한 쌍
억척을 물어 나른다.
집념을 밀어내지 못하는 틈이
두 손을 든다.
박흥부 氏
허물어진 사업의 기둥을 붙잡고
포기하기 이른 나이 일으켜
틈새를 노리는 눈에 돋은 발톱을 날카롭게 갈더니
틈새에 숨어 눈치를 보던 틈새의 목덜미를
덜컥 낚아챈다.
틈새가 목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