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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쥐

작성자아카시아향기|작성시간24.04.13|조회수32 목록 댓글 0

술 취한 쥐 / 정보경

 

 

얼큰하게 취한 손님

매장으로 엉금엉금 들어온다

 

옆집 동네 술집에서

나 홀로 막걸리 한잔하고

2차로 독일 맥주 사러 왔을까

 

어디서 한대 얹어 맞기라도 한 건지

잘 걷지도 못하고 뒤뚱거린다

파리채를 잡아들고 저리 가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니 저리로 간다

 

반가운 까치도 아니고

벵골 고양이 순희도 아니고

하필이면 비 맞은 생쥐인지

바들바들 떠는 모습이 

뺀질이 서울쥐는 아닌 거 같다

 

사람 말을 알아들을 만큼 

영리한 생쥐가

비를 맞으며 매장 밖으로

밀려 나가는 모습을 보니

간이 부었거나

비 오는 날 파전집에 들어가

술을 한두 잔 얻어 마신 거 같다

 

다리가 쥐가 나도록 헤매 다니며

정보를 분석하는 스파이는 아닌지

왜 가만히 쥐 죽은 듯 있다 

고양이 집을 지나 다시 

하수구로 들어갔을까.

 

비가 오고 막걸리에 파전 생각이

나는 날, 생쥐가 뒤뚱거리며

싸지른 쥐똥은 강둑의

쥐똥나무에 무사히 도착했을까

브라케토 와인에서 

은은한

쥐똥 향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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