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소시집|권성훈
별똥별 운세 외 4편
창자에서 어제 먹은 별이 태어났다
입속으로 들어온 별빛을 삼킨 지도 모른 체
밤사이 꽃밭 같은 은하수를 뱃속에 키웠다
낙하하는 한바탕 별똥별
꽃물 들고 있는 한순간 고요한
젖은 입술로 깨어난 어둠의 바깥을 물고
우주 멀리 날아가는 운석처럼 돌고 돌아
넘을 수 없는 한 페이지 운명을 건너
몸피를 만지면서 다녀갔다
가장 빛나는 별은 말보다 제일 먼저 바닥을 비운 반짝이는 것이니
해체되면서 흩어지지 않는 저녁
낮은 자세에서 채워지고
발자국 지워진 행간 실핏줄로 적혀 있었다
어미가 갓 태어난 새끼 항문에 입을 맞추며
이제 저물어 갈 별 문을 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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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
철 지난 바닷가 유원지
부르면 올 것 같은
바다를 바라보면서 바다를 찾는 눈썹이 젖어있네
허공으로 향해있던 눈동자 별빛같이 내게로 쏟아진다
돌이켜보면 들키지 않을 정도로 흔들렸으므로
당신에게 가는 녹슨 거짓말이 걸어 다닐 때마다
삐걱거리는 태엽처럼 모여들고 있었지
썰물을 옆에 끼고 다니는 해변
멀리 갈매기에게 낡은 파도를 던져주며
출렁이는 상한 웃음을 수습한다
모래알이 눈송이같이 빨려 들어가 붉게 녹고 있지만 아프지 않네
삼키고 뱉고 삼키는 대로 유영하고 흡착하는
둥글고 부드러운 빨판을 나누어 씹을 때마다
이별은 수초처럼 자라나고
그곳에서는
꽃을 꽂으면서 꽃을 찾지 못하는
축일의 케이크 같이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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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선 전철역
어디서나
북으로
가는 표를 팔고 있어
정차 구간 없이도
한 번에 통과하는
마지막 선로 개통 중 언제나 매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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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사바 천국
한날, 한시에 복제된 코드는 완전해
에덴동산 공장에서 찍어낸
신의 얼굴로 시뮬라크르 된 아담같이
그 모든 형상이 한 생에서 생겨났다
원본 없는 시작이자 끝이면서 처음 계산된 바꿀 수 없는 분신들이라
잊으라, 간혹 다르지만 같은 것을 얻어주면서
왔던 길은 같아도
돌아갈 길은 다른
저장된 만찬의 시효를 환하게 스켄한다
모든 막대 컷은 바코드의 말씀이니
지나가는 발을 붙잡고 손만 쓰는
24시간 분신사바
불이 켜진 예언을 사고팔고
믿음은 인쇄된 오차 없는 오차에서 오는 것
등딱지에 갇혀있는 무늬는
왜 이리 고요한 얼룩인가
눈치 없이 당신을 포장해서 나가는 뒷모습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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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과 잎
입을 묻은 나무는
거꾸로 서
숲이 된다
지상에 뿌리가는 속도로 잎을 열었다
그물론
입과 잎 사이
푸른 한숨 거둘 줄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