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이야기는 많다만,
[살아있는 갈대]만큼, 한국인 못지 않는 자세함[역사적일 뿐 아니라 전설적인 부분도]과
감정묘사를 보여준 작품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것이다.
펄 벅 하면 떠오르는 것 중, 장편소설 [대지]가 있다.
이 소설로 펄 벅은 미국에서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런 작가의 손에 [대지]와 견줄만한 장편소설인 [살아있는 갈대]가
한국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묘한 감정이 실려졌다. 일종의 감사와 같은 것이랄까.
외교관이 100년동안 할 일을 펄 벅여사는 10년에 했다는 말이 적혀있다. 수긍이 간다.
한국에 무지한 외국인들의 눈을 끌어 관심의 싹을 틔운 노고 자체를
감히 외교관의 노력과 견줄 수 있다고 본다.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외교의 활동 범위는 일반 대중들과는 동떨어진 것이 사실이니까.
[문학 컨텐츠의 힘= 조지프 나이의 Soft Power가 떠오른다....약함 속의 강함이란!!]
조선 말, 서구 열강들의 땅따먹기 열기가 달아오를 즈음
한 명문 김씨 집안의 4대에 걸친 이야기(4 generations)를 다룬다.
과거의 찬란함을 찬양하는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불안한 세계 정세를 직감하면서도 당파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조정의 현실을 근심하는
김일한은 결국 한일병합[경술국치]을 경험한다.
그의 아들들은 반일 행위와 기독교라는 또닫른 근심을 그에게 얹고,
그의 3대는 이데올로기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온전히 이어지지 못하고 찢어져 버린다.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므로
이러한 책은 파장이 제법 크다.
조선 말의 소소한 사실들을 접하는 것도 그렇고,
일제치하에서의 삶도 그렇고,
무엇보다 이런 다이나믹한 급변 속에서 살아가는 조상들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 [The Living Reed]
|
요약 |
| 미국의 여류소설가 펄 벅(Pearl Buck)이 한국을 소재로 작품화한 장편 대하소설. |
|
|
| |
본문 |
|
1963년 미국에서 발표된 소설이다. 같은 해 한국에서도 영문학자 장왕록(張旺祿)의 번역에 의해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라는 제목으로 동시 출판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을 무대로 한 장편소설로서, 구한말부터 1945년 광복되던 해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한 가족의 4대에 걸친 파란 많은 삶을 통해 과도기의 한국 역사와 문화를 치밀한 고증작업과 극적인 구성 및 탄력 있는 문체로 형상화한 대작이다. 이 소설은 미국에서 출판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여러 언론에서는 《대지》 이후 최대의 걸작이라는 찬사와 함께 펄 벅이 한국에 보내는 애정의 선물이라고 평가하였다. 이 소설은 장왕록·장영희 부녀의 공동개역에 의해 1999년 《살아 있는 갈대》(전2권)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판되었다.
주인공 김일한이 둘째아이의 출산 소식을 기다리는 장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김일한은 주변국인 중국·일본·러시아가 호시탐탐 한국을 넘보던 격동기의 구한말에 왕실의 측근으로서 그의 아버지과 함께 당시 미묘한 조정의 갈등 상황에 깊이 개입하게 된다. 흥선대원군 축출사건과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한국에 대한 주변 강대국들의 주도권 싸움 끝에 일본에 의한 강제합병이 이루어지자, 김일한은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와 두 아들 연춘과 연환에게 학문을 가르치며 지낸다. 성장한 연춘은 독립투쟁을 위해 집을 떠나 지하운동에 가담하고, 학교 교사가 된 연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동료 교사와 결혼한 지식인으로서 일제의 탄압에 대항한다.
그러던 중 연환은 3·1운동 때 불타는 교회에 갇힌 아내와 딸을 구하려다가 그들과 함께 죽고 홀로 남은 그의 아들 김양(金陽)은 할아버지 김일한이 키우게 된다. 한편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되었던 연춘은 탈옥하여 중국과 만주 일대를 누비며 독립투쟁을 계속하여 '살아 있는 갈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인물이 된다. 연춘은 북경에서 뜻을 같이하는 한녀라는 여성과 함께 지내다가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알고 남경으로 떠난다. 그후 한녀는 연춘의 아들 사샤를 낳은 후 병들어 죽고 아이는 고아원에서 자란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사샤는 한국으로 돌아오다가 귀국길에 오른 아버지 연춘과 우연히 만나 서울에 있는 할아버지 김일한의 집으로 오게 된다. 귀국한 연춘은 미군의 인천상륙작전 때 일본 경찰에 의해 살해되고, 아들 사샤는 북으로 떠난다. 그리고 의사가 된 연환의 아들 양은 서울의 미국인 병원에 남게 되어 장차 한민족 간에 펼쳐질 이념의 갈등과 민족분단의 비극이 예시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소설의 영문 제목인 '살아 있는 갈대(The Living Reed)'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인 '김연춘'의 별명이자 가장 중요한 상징성을 내포한 주제어라고 할 수 있다. 펄 벅은 온갖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한민족의 민족성을 완성도 높은 문학작품으로 이루어냄으로써 다시 한번 작가적 역량를 인정받았다. 특히 이 소설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 작가인 외국인이 한국의 역사적 사건들을 소재로 하여 한국인의 정서에 부합하는 작품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