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답글한국사람의 성정(性情)은 협객에 가까운것 같습니다ㆍ 더러는 은자도 있겠지만요ㆍ 욱 하는 성정이 장점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일인입니다ㆍ작성자bada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8.05.30
답글 ....... 어느 날엔가 벅차게 받아야겠다....... 는
<받아들여야겠다>인데, 시 속에서 매끄럽지 못해 <받아야겠다>로 순화시켰습니다, bada님.
햇님마당님께는 후시딘, 마데카솔이 필요 없기를 바랍니다.^^ 진계유의 음영이 마치 햇님마당님이 읊는 시가나 시문으로 다가오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작성자시사평론작성시간18.05.30
답글명나라 진계유(陳繼儒)는 <다동소서(茶董小序)>에서 “마음을 졸이듯이 데우기는 차가 술보다 못하지만 구름처럼 그윽한 운치는 술이 차보다 못하다. 술은 협객을 닮고 차는 은자를 닮았다. 술은 본디 도를 넓히고 차는 덕을 품게 한다 (熱腸如沸, 茶不勝酒. 幽韻如雲, 酒不勝茶. 酒類俠, 茶類隱. 酒固道廣, 茶亦德素.).”
작성자햇님마당작성시간18.05.30
답글상처엔 후시딘, 마데카솔작성자햇님마당작성시간18.05.30
답글시사평론님 '(덫이 된 상처를)ㆍㆍ어느 날엔가 벅차게 받아야 겠다ㆍ' 라는 싯구의 깊은 의미는 감히 헤아릴수 없지만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ㆍ작성자bada작성자 본인 여부작성자작성시간18.05.30
답글 복효근의 <상처에 대하여>에 화답하며
이런 날 빗방울은 상처다 온종일 빗발치듯 상처가 덧이다 푸르던 젊은 날이 기울며 아물던 상처는 덧이 됐고 어느 날인가는 검버섯마냥 꼼작 없는 덫이다 이런 날 후줄근한 빗줄기에 살갗을 긁히면 뒤척이는 밤일밖에 익어야 할 날들은 빨리 가고 차마 덧이 덫 되어 나날이 숨차다 어느 날엔가는 벅차게 받아야겠다 흉터로 말미암아 오늘까지 왔었다고 덧 난 자리 덫 되기까지 잠시 떠가지 말고 잡혀있자고 그때 흑백영화 빗발쳐도 꼼짝 없이 엉덩이를 붙들듯이 그 속에 빠져들다 자꾸 나를 까먹던 그때처럼 가슴 졸여 웃거나 울면서도 상처가 덧나고, 덫 될 것을 모르던 아아, 무구하던 그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