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가끔 해방이 온다
어쩌다 목욕탕에 가는 날
남성인 나는 남탕이다
냉탕에 얼마간 빠져있으면 정신 들더라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목욕순서를 말하고자함이 아니라
냉탕에서 나오는 시점이다
불알이 호두알처럼 오그라들 때
그 수축의 시간대가
내 머릿속도 같이 맑아지는 때다
그러면 생각한다
내 뇌도 호두알처럼
오그라진 불알처럼, 거의 그 모양새로
이완의 울타리 넘어 팽팽한 긴장이겠구나
덩달아 동공초점도 모아지더라
이때는 한없이 너그럽고
심신의 안정과 평정이 오더라
모두 알몸인 사람들 틈에서
나도 알몸으로 헐벗은 채
잠깐 냉탕에 있을 때면 알겠더라
어느 종교의식 세례나 침례보다
충일한 거룩함이 있더라는 것을 작성자 시사평론 작성시간 17.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