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 구글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여 화제가 되었다. 화제의 초점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 회장이 ‘인터넷 불모지’인 북한을 방문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인상이 강하게 작용한 때문인지 대부분의 언론에서도 북한을 인터넷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나아가 네트워크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미개한 나라’로 그리고 있다. 그런데 사실 북한은 전 세계가 공유하고 있는 ‘인터넷망’에 전면적으로 접속해있지 않을 뿐이지 인터넷 불모지는 아니다. 오히려 북한 자체적으로 인터넷망, 즉 인트라넷이 활성화되어 있고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만 안 되어 있을 뿐, 환경은 어느 정도 갖춘 상태이다. 북한이 인터넷 망과 전면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주민 통제 방법을 찾기 위함보다 인터넷 망을 통한 외부의 침입 차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은 전 지구를 하나로 이어주고 있는 네트워크 망을 지칭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점들을 이어줄 수 있는 선로가 개설되어 있어야 하고, 개인들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갖추어야 하며 네트워크에 들어가서 활용할 콘텐츠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분석해보면 북한은 전 지구적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고 있을 뿐, 나머지 요소들은 상당한 수준에서 갖추어놓고 있다.
우선 북한은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던 1993년부터 전국의 인터넷망을 ‘광케이블’로 깔기 시작하여 최근에 전국의 시, 군 단위 아래까지 인터넷망을 완비하였다고 한다. 기존의 구리선이 아니라 단위당 정보 전달력이 더 우수한 광케이블을 통해 전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업을 15년 가량 진행하여 최근에 사업의 완료를 선언하였다. 또한 인도의 오라스콤과 협력하여 무선 통신망도 전국에 개설하고 있는 상태이고 이 사업의 진척 속도 또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렇게 개설된 네트워크 망을 활용할 수 있게 ‘광명’과 같은 망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하드웨어 제작 수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961년부터 자체적으로 컴퓨터(당시에는 전자계산기로 불렸다.)를 제작하기 시작하였고 1980년대 초에는 리눅스 컴퓨터를 모방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북한의 컴퓨터 하드웨어 제작 기술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990년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 부분의 속도가 다른 부문에 비해 뒤쳐졌지만 최근에는 북한에서 만든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이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을 수준까지 올라갔다. 최근에는 공업용 일체형 컴퓨터도 만들고 CNC기계에 장착하는 일체형 컨트롤러(내장 컴퓨터)도 자체 생산하는 수준까지 도달하였다고 한다.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활용할 콘텐츠도 상당히 많이 개발한 상태이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은 상당히 발달한 상태이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활용할 콘텐츠 확보를 위해 김책공대와 김일성종합대학에 전자도서관을 만들었다. 전자도서관에는 소위 말하는 e북형태의 자료와 함께, 인터넷 강의도 제작, 보유하고 있어 사람들은 이곳을 통해 책과 강의 형태의 자료를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자강도를 대표로 지역의 거점 도서관도 이처럼 전자도서관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결국 북한은 자체적으로 구성한 ‘인터넷’(언론에서는 ‘인트라넷’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회사’ 내, 혹은 ‘가정 집’ 내에서 만들어놓은 ‘개별 네트워크망’이라는 느낌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그냥 ‘북한 인터넷’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아니면 북한에서 부르고 있는 이름인 ‘광명’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을 상당한 수준에서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네크워크 망을 북한 주민들도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조만간 이 망을 외부와 연결만 하면 북한의 인터넷 수준은 상당한 수준에서 가동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외부와 연결했을 때 제어를 못할까봐 대비하는 상태이다. 그 제어란 내부자(주민)들을 제어하는 것도 있겠지만 외부자들을 제어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보안문제가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이 부분에 대한 해결도 어느 정도되어 점차 외부와 연결폭을 넓힐 듯하다. 그런 시점에서 구글 회장이 방북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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