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를 읽다
이태균
빌딩숲을 떠나온 비둘기처럼
어느 물가에 내려앉은
꿩의바람꽃처럼
먼 산모퉁이 돌아 숲으로 난 길들로
우리는 곧 떠나야 할 시간을 맞이한다
끝이 다 보이지 않던 그 길
이제 숨 몰아쉬며 가다보면
말없는 개울물엔 시린 계절 헹구고
까마귀 울음 따라 그리움도 남겨두고
따라오는 발자국에 불면의 별도 묻어두리
끝이 다 보이지 않던 그 길
가는 대로 가다보면
비워진 만큼 곰삭은 내 푸른 문장들
언젠가 하늘이 허허로워도
붉게, 환한 시어로 서리
---------------------------------------------
- 시집 『으름나무 하늘을 품다』. 2016년. 오늘의문학사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