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소재로 쓴 시
당신, 라일락 꽃이 한창이요
이 향기 혼자 맡고 있노라니
왈칵, 당신 그리워지오
당신은 늘 그렇게 멀리 있소
그리워한들 당신이 알 리 없겠지만
그리운 사람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족하오
어차피 인생은
서로서로 떨어져 있는거
떨어져 있게 마련
그리움 또한 그러한 것이려니
그리운 사람은 항상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련가
당신, 지금 이 곳은
라일락 꽃으로 숨이차오
ㅡ 조병화, <라일락>
바람 불면
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
빗장 걸었던 꽃문 열고
밀어내는 향기가
보랏빛 흰빛
나비들로 흩어지네
기쁨에 취해
어지러운 나의 봄이
라일락 속에 숨어 웃다
무늬 고운 시로 날아다니네
ㅡ 이해인, <라일락>
맑은 날 네 편지를 들면
아프도록 눈이 부시고
흐린 날 네 편지를 들면
서럽도록 눈이 어둡다
아무래도 보이질 않는구나
네가 보낸 편지의 마지막
한 줄
무슨 말을 썼을까
오늘은 햇빛이 푸르른 날
라일락 그늘에 앉아 네 편지를 읽는다
흐린 시야엔 바람이 불고
꽃잎은 분분히 흩날리는 데
무슨 말을 썼을까
날리는 꽃잎에 가려
끝내 읽지 못한 마지막
그한줄...
ㅡ 오세영, <라일락 그늘 아래서>
안녕이라는 인사는
내게 단 한번도 말하지 않았어도
나는 느낌으로 알수 있었지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음을
변해가는 너의 마음이
내게 날카로운 흔적을 남겨도
보고픈건 미련이 남아서 일꺼야
이젠 내품에서 벗어나고 있네
돌아보진마 내가 안타까워서
혹시라도 눈길주진마 생각하지도마
또다른 네 삶에서 나와 함께 했던
그 기억들을 다시는 만질 수 없겠지
따스한 너의 체온을 다시는 만질수 없겠지
따스한 너의 체온을.
ㅡ 이선희, <라일락이 질 때>
옥구술인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꽃인가
은빛바다 찰랑이는
보라빛 고운자태
바삐 날개짓 할 때
부푼 봉우리 터져
향기 날리는 봄날
어느새, 라일락에 취해
내려 앉는다
나비는 향기로 산다
톡톡톡
팅겨져 나오는 봄빛
오색 찬란한 눈부심
평온한 오후 춘흥을 즐겨
러블리 러블리
기뻐 춤춘다
산다는 것은
나비처럼 내려앉는거지
엇디하랴
어매 어찌하랴.
ㅡ 김진원, <러블리 나비>
평온한 오후에 터져나오는
환희의 소리를 듣게됩니다.
자잘한 초록 꽃봉오리들이
앞 다투어 터지는 빛에
눈이 부셔 옵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진한 향기를 뿜어
나비를 부르고
그 향기와 자태에 매료되어
춘흥을 즐깁니다.
러블리 러블리~
바라보느라
고개가 뻐근합니다.
꽃이 필 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