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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마일' - 에미넴 vs 양동근

작성자김민식|작성시간03.03.03|조회수1,535 목록 댓글 0
영화 '8마일'을 보았습니다. 솔직히 힙합을 잘 몰라, 에미넴이라는 래퍼는 누군지도 잘 몰랐지만, (그래요, 나 방송 피디할 자격없는 놈이에요...) 커티스 핸슨 감독의 이전작 'LA 컨피덴셜'을 워낙 좋아했던지라, 감독의 이름을 보고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를 보니, 'LA 컨피덴셜'로 느와르의 걸작을 만들어낸 커티스 핸슨 감독의 손길보다는, 주인공 에미넴의 숨결이 더 뜨겁게 느껴지더군요.

미국 사회에서 흑인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는 사람이 백인 빈곤층입니다. White trash라고 불리며, 사회 최하층 취급을 받지요. 영화는 트레일러에서 사는 가난한 백인 래퍼 에미넴이 어떻게 흑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힙합 문화에서 살아남는가를 따라갑니다. 그러면서, 에미넴의 성공 신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담백하게 다큐같은 혹은 뮤비같은 영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취향이 안맞은 분들께는 지루한 영화일 수 있겠지만, 저는 흥미롭게 봤습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에미넴이 쪽지에다 랩 가사를 적어가는 대목이었습니다.

예전에 '뉴논스톱' 연출 시절, 야외 촬영을 할 때, 구석에서 쉬던 동구리가 혼자 궁시렁 궁시렁 하면서 손에 무언가 메모를 하던 장면을 보았거든요? 녹화할 때, 애드립을 치다가도, 뭔가 필이 오면, 쪽지에다 적어두기도 하구요. 그게 알고보니 다 랩가사더군요.

동구리가 녹화때 장난삼아 애드립친 대사들, '등신 등신 3등신, 민우는 2등신' -당시 대갈 장군 (머리가 크다고)소리를 듣던 민우에게 놀린말- 나중에 알고보니 동구리의 힙합 앨범에 가사로 나오더군요.

에미넴의 영화 '8마일'을 보면서, 그때 동구리가 했던 포즈랑 똑같이 중얼거리는 에미넴을 보고 갑자기 동구리가 그리워지던걸요?

양동근, 사실 그는 가까이하기는 좀 어려운 배우입니다. 오랜 세월 녹화하며 서로의 장점을 잘 알고 서로의 작업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는 있지만, 막상 인간 양동근에 대해 잘 아느냐?고 물어오면 자신이 없는게 사실입니다.

그가 낸 힙합 앨범을 들으면서도, '아, 이거 내 스탈인데!' 한 적도 별로 없구요. 그냥 '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는구나, 동구리는...' 그랬지요.

영화 '8마일' 랩 가사의 번역이 인상적인 영화였구요, 에미넴의 모습위로 오버랩되는 동구리가 그리워지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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