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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쿵 저러쿵

시장 바닥이 된 시트콤 사랑

작성자이은승|작성시간01.12.10|조회수237 목록 댓글 0
난 어려서부터 엄마를 따라 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노량진에 있는 수산시장에 가는 날은 안데리고 가면 울음을 터뜨리고 소위 '땡깡!'을 부릴 정도로 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음, 그것은 맛있는 먹을 거리 몇몇을 얻어 먹을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곳에 가면 그림책에서 조차도 보기 힘든 신기한 것들을 볼수 가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원숭이며, 고슴도치를 가지고 와서 약을 파는 아저씨들, 생선집에 걸려 있는 커다란 상어며, 참치, 그리고 민물고기 가게의 붕어, 메기 등등. 그렇게 내게 시장이란 곳은 다른 어떤 곳 보다 신기로 가득차고, 활력이 넘치는 곳이었다.

헌데, 근래에 들어 깔끔하게 정돈된 무슨 무슨 마트나, 백화점에를 가면 그 정취를 느낄 수가 없다. 그런 곳은 너무 '깨끗한'나머지 약장수 아저씨도 볼 수 없고 손수 잡아온 다슬기나, 붕어 등을 빨간 고무 대야에 놓고 장사를 하는 할머니들을 볼 수도 없다. 아마 이건 내 특이 취향인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난 아직도 재래 시장에서 할머니들이 빨간 고무대야에 무언가를 놓고 팔고 계시면 호기심에 한번 힐끗 쳐다보며 지나가곤 한다. 가끔 그곳에서는 깨끗한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또는 내 생에 처음 보는 그 '어떤 것'을 구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음, 이제야 본론으로 들어가면 아래 토론(?) 공방도 있었고, 다시 그것을 지지하는 글이나 우려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들을 보았다. 내 생각에는 모두 즐거운 일 같다.

음냐~ 이런!? 남들은 머리에 핏대를 세워가며 글을 올리는데 '즐거운 일'이라니?

하지만 난 그저 즐거운 일이라고만 하고 싶다. 이곳 시사가 정형화 되고 깨끗히 정돈이 되어서 그다지 볼거리가 없는 곳이 아닌 차츰 시장 바닥과 같이 발딛기도 힘든 좁은 골목과 질펀거리는 꾸정물이 흐르고, 야채 썩는 냄새와 생선비린내로 인상을 찌푸리게 하더라도 볼거리가 있고, 정감이 넘치는 내 취향에 맞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재래시장에는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미덕이 있다. 그것은 시장의 언저리에서 하루의 생활도 힘든 사람들이 길 한켠에 좌판을 벌이고 장사를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소위 골목시장이라 불리우는... 물론 그곳에도 단점은 있다 가끔 장사를 하는 사람들끼리 내 손님을 뺏어갔니... 여기는 내 구역이니...하며 싸움을 한다는 것 하지만 그것 조차도 유쾌하다. 사람들이 빙둘러서서 즐겁게 구경을 하다 보면 대개는 싱겁게 끝나기 때문. 그러면 다시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며 "아, 오늘 별난 구경했다."하며 키득 키득 웃으면 그뿐이니까.

음, 역시 내 별난 취향이라니까...

P/S 사견을 덧붙이자면 우려해야 할 것은 그다지 이곳과 무관한 것 같은 이야기들이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정 이야기로 온통 도배가 되는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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