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김나영
두 발을 땅에 푹푹 심으며 푸성귀를 땄다
초록빛도 지겨워질 무렵 인근 텃밭 저편
도서관 구석진 자리로 내몰린 시집 코너처럼
붉은 백일홍이! 먹거리 일색인 텃밭에 꽃을?
일부러 백일홍 씨앗을 채소와 함께 나란히 파종을?
그것은 텃밭 주인의 공복이 쏘아 올린 꽃
그 어떤 기름진 소출所出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가 남으니까
공복의 중심은 늘 비어있으니까, 도넛 구멍처럼
손과 입술에 설탕 가루를 잔뜩 묻히고
지루한 빵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생의 지경에서
먼 부름에 답하듯 경작했을
우리들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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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과 시인 - 문학을 하는 나에게
정환웅
채마밭 속의 백일홍과
타인의 바쁜 삶 속에서 혼자 느림을 사유하는 시인
각각 그 존재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식물과 사람
수동과 능동
비자발적인 것과 자발적인 것
푸성귀들 틈에서 자라는 백일홍
설마 텃밭 주인이 파종이야 했을라고?
어떤 이는 뽑아서 내동댕이 칠 것이고,
어떤 이는 가뭄에 콩마냥 귀엽다 할 것이다.
등 따시고(주1) 배 불러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가난을 택한
채마밭의 백일홍과 같은 존재
허기진 배를 부여안고
백일 동안 피어 삶을 노래하는 꽃
시인의 초상은 정신 나간 나의 모습
문학이 가난을 동반하는 것인가?
가난이 문학을 불러오는 것인가?
백일홍과 시인은
낭중지추 (囊中之錐) (주2) 라 할 것인가?
참초제근 (斬草除根) (주3) 의 대상인가?
아니면 둘 다 '개밥에 도토리 신세'인가?
(주 1) : 따시다 : 따뜻하다의 방언
(주 2) :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띄게 됨을 이르는 말
(주 3) : 풀을 베고 그 뿌리를 뽑아 버린다는 뜻으로, 걱정이나 재앙이 될 만한 일은 뿌리째 뽑아야 한다는 말
2021. 08. 01.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자전거 탄 풍경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나에게 넌 내 외롭던 지난 시간을 환하게 비춰주던 햇살이 되고 조그맣던 너의 하얀 손 위에 빛나는 보석처럼 영원의 약속이 되어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나에게 넌 초록의 슬픈 노래로 내 작은 가슴속에 이렇게 남아 반짝이던 너의 예쁜 눈망울에 수많은 별이 되어 영원토록 빛나고 싶어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너에게 난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소중했던 우릴 기억해 (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워 그림처럼 남아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