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된 새
시/정환웅
저어기 나뭇가지에 오목눈이 한 마리
생을 걸터앉아 있다.
그의 부리에는 애벌레 한 마리
생을 버텨 몸부림하고 있다.
그의 오목하게 들어간 눈동자 속으로
배고픈 아기 새들의 쩍 벌린 입들이
껌벅인다.
그는 돌아가야 한다.
아기 새의 둥지로
그는 채워주어야 한다.
아기 새들의 주린 배를
마음은 급한데
애벌레는 생명의 끈을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생명은
생명으로
생명을 기른다.
그러나
생명의 힘으로
생명을 얻은 생명은
어미 새의 은혜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오목눈이 어미 새의 바람은 오직 한 가지
자신에서 비롯된
생명들이
그네들의 힘으로
비상할 수 있는 그날
그날이 오기를
고대할 뿐이다.
생명은
생명을 낳아
생명을 길렀으나
자신의 생은 돌보지 못한 채
눈보라 치는 어느 겨울날
눈 속에 눈을 박고
한 마리 박제가 되었다.
자연은 흐르고 흘러
자연으로 가고
생은 흐르고 흘러
생으로 간다.
이렇게...,
2005.7.5
마로니에
마로니에 그늘아래서
주) 우리나라의 노인자살률이 경제협력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1위라는
분석이 나왔다. 2003년 한 해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65세 이상의 노인이
2760명으로, 같은 연령대 10만 명당 71명 꼴이었다.
이 수치는 10만 명당 10명대인 미국이나 호주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자살률이 비교적 높은 일본(10만 명당 32명)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다.
부끄러운 현실이고, 위기에 놓인 노인들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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