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감상]]詩人과 詩 [견공(犬公), 지옥과 천당을 오가다]... 문숙 / 정환웅

작성자참마로니에|작성시간15.06.16|조회수13 목록 댓글 0
    詩人과 詩 [견공(犬公), 지옥과 천당을 오가다] 불이론 문숙 강아지는 나쁜 놈과 착한 놈만큼의 거리다 낮과 밤만큼이나 멀고도 가까운 사이 욕과 칭찬만큼이나 적대적인 관계 개는 부정어의 접두사 강아지는 사랑의 대명사 천한 것은 개 자식이나 손주처럼 귀한 것은 강아지 세상의 모든 강아지는 개를 빌려 세상에 나왔고 세상의 모든 개들도 강아지를 거쳐서 왔다 밤이 낮을 품고 낮이 밤을 품듯 우리는 하나다 비틀비틀 취객 하나가 내 옆을 스치며 “개새끼” 하고 지나간다 ―『시작』(2015. 봄) ~~~ 더 이상 개판은 없다 정환웅 글 나만 못한 그대 참 것이 아닌 것을 보면 내 이름을 불렀지 개꽃, 개떡, 개머루, 개다래, 개살구, 개맨드라미 나만 못한 그대 좋은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나를 생각해 냈지 개망신, 개구멍, 개뿔같은 소리, 개죽음, 개차반, 개잡년, 개잡놈, 개기름, 개똥밭 나만 못한 그대 함부로 된 것을 말할 때면 내 이름을 붙였지 개판, 개나발, 개지랄, 개망나니, 개망신, 개불상놈, 개소리, 개수작, 개헤엄, 개싸움,개꼴 나만 못한 그대 나는 항상 그대의 조롱거리로 남아 있었어 개 팔자가 상팔자,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써라, 복날 개 패듯이, 개꿈, 개밥에 도토리, 개눈에는 똥만 보인다 나만 못한 그대 나를 더 이상 개로 보면 안 되네 애견장례식장이라고 들어 보았나? 내가 천수를 누리고 이 세상, 아니 개판을 떠나는 날 사람들은 내 시신, 아니 개 주검을 염습하여 비단으로 수의를 입혀 오동나무 관에 입관하고 발인의 예를 갖추어 리무진으로 운구한다네 그리고 내 인생, 아니 개 팔자에 대해 추도사를 하고 화장을 하여 개 납골당에 안치한다네 내 영정, 아니 개 사진 앞에는 장미꽃이 시들지 않으며, 나는 살아있을 때 즐겨 먹던 음식, 아니 사료, 아니 개차반을 제수로 차린 제상을 받는 처지라네 나만 못한 그대 나는 더 이상 개가 아니라네 나를 고기가 아닌 인격, 아니 개격으로 보아주게 개, 돼지같은 놈이라고 감히 돼지와 동격으로 놓지도 말게 더 이상 개판은 없다네 사람들이 나에게 갖은 정성을 다하는 사람판만 있을 뿐이지 나만 못한 그대 앞으로는 참된 것, 좋은 것, 정연한 것을 볼 때마다 나, 개 이름을 불러주게 2006.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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