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김남조
내가 성냥 그어
낙엽더미에 불 붙였더니
꿈속의 모닥불 같았다
나그네 한 사람이 다가와서
입고 온 추위를 옷 벗고 앉으니
두 배로 밝고 따뜻했다
할 말 없고
손잡을 일도 없고
아까운 불길
눈 녹듯이 사윈다 해도
도리 없는 일이었다
내가 불 피웠고
나그네 한 사람이 와서
삭풍의 추위를 벗고 옆에 앉으니
내 마음 충만하고
영광스럽기까지 했다
이대로 한평생이어도
좋을 일이었다
~~~~~
사랑
정환웅
인연은 우연히
소리없이 다가온다.
모닥불로 다가온 한 사람
그가 있어 세상은 두배로 밝고 따뜻해졌다.
침묵 속에
시간은 사위어가도
내 모닥불로
한 사람이 추위를 벗을 수 있다면
그것이 내겐 기쁨이었다.
한 평생을 함께 해도 좋을 나그네
그는 바로 사랑이었다.
2016. 10. 20
마로니에

from Cafe 마로니에 그늘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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