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백일홍
해월/바라밀
남간정사와 함께 어우러 기국정엔
배롱나무의 백일홍 화사하게 만개하였네.
성리학의 주체를 이룬 남간정사에는
후학을 위해 힘쓰던 우암 송시열 선생의
체취가 진하게 느껴지는 듯하구나.
한여름의 무더운 더위에 배롱나무
선홍의 화사함에 더위도 잊은 듯하여라.
선홍의 빛으로 연못에 반영된 화사함이
마치 한폭의 그림같구나.
연못에 반영된 선홍의 화사함에 취해서
돌아서는 발길 차마 떨어지지 않네.
3년 전 문화재 답사모임의 일원으로
폭염의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여름,
대전 광역시 동구 가양동에 위치한
남간정사를 답사했습니다.
삼백 여년을 넘은 긴 세월동안에도 남간정사의
빼어난 아름다움은 변함없이 선홍의 화사함에
고택과 어우러 자태를 뽐냄에서 황홀함에 취하여
그저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비몽사몽으로 아름다움에 취함에서
돌아서는 발길을 차마 떼어놓지 못함에
아쉬움이 가득 묻어납니다.
조선 숙종 때의 우암 송시열 선생이 강학하던
유서깊은 곳으로 낮은 야산 기슭의 계곡을
배경으로 남향하여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우암 선생은 집권세력인 보수파 노론의
태두로 남간정사에서 기호파의 유림과
제자들에게 주자학을 강론했고 병자호란
이후에 북벌책을 강구하며 오랑캐 징벌을
꿈꾸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선생의 꿈은 효종이 일찍 승하하면서
수포로 돌아가고 이리저리 긴 유배 끝에
제주에서 한양으로 돌아오다가 정읍에서
사약을 받고 파라만장한 생을 마치게 됩니다.
우암선생이 직접 심었다는 배롱나무가
선분홍의 고운 자태로 하여금,
못다 핀 선생의 꿈을 아쉬워하며
더욱 화사하게 피어남에서 떠나간
선생을 애닳도록 그리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