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 정연복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잎새들 뒤척이며
잠시 흔들리다가도
바람이 자면
저리도 잠잠히
고요의 기둥으로
서 있는 나무들
그래, 한세상
나무처럼 살다가 가자
잔잔한 일상이나
삶의 풍파 몰아치는 날에도
그저 마음의 중심 하나
꼬옥 움켜잡고
'나'라는 존재
이 광활한 우주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살다가 가자
다음검색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바라밀 작성시간 26.06.19
차 한잔과 좋은 생각
해월/바라밀
남은 달력 한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아무것도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텅빈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찌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