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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명성은 잠시 접어두더라도 마치 돈을 이성 친구 대하는 듯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 누가 그냥 지나 칠 수 있겠는가. 뜨겁되, 차갑게라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책 한권의 모든 내용이 이 한 문장에 여러 의미로 담겨져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굳이 그러지 않고 직역을 해도 우리는 이 제목을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돈을 좋아할수록 돈의 매력에 쫓아다니지 말고 냉정으로 돈이 쫓아오게끔 하라'는 의미로 재해석한 나는 읽기 전 이 한 문장에 책 전체의 내용을 내식대로 상상해보았다. 저자는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었을까.
미국에 워렌버핏이 있다면 유럽에는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있다. 40년간 연평균 25%의 수익률을 유지해온 버크셔 해서웨이社의 회장인 워렌버핏은 모두에게 친숙하게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에 포스코주식을 15만원에 매입하여 수천억원의 수익을 낸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전설적인 투자가로 유명하고, 그가 투자하는 곳은 항상 전 세계 금융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반면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헝가리출생(1906~1999)으로 우리들에게는 다소 낯선 사람이다. 유럽증권계에서는 그를 가리켜 '증권시장의 거목'이라고 했지만 자신에게는 '투자자'라는 칭호가 적합하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투기'와 함께 부정적인 의미가 더 큰 '투자자'라는 칭호가 그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투자자는 지성인이며, 정치와 경제를 진단하고 예측해서 그것을 토대로 수익을 창출하고자 심사숙고하는 증권거래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투자자가 지성인보다는 남모를 방법으로 편법을 사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오랫동안 인식되어온 점에서 그의 긍정적 투자자관 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또한 그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낭만주의자였으며, 투자에 대한 진리에 가까운 철학을 가지고 평생을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살아온 투자자이다.
코스톨라니가 말하는 돈은.. 작가는 돈과는 확실하게 어느 정도의 거래를 두어야 한다고 한다. 아무리 백만장자라도 돈에 대한 집착이 지나칠 경우, 그 모든 것을 잃었을 경우의 백만장자의 상태는 상상 할 수도 없다고 한다. 돈을 뜨겁게 사랑하되,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말고 차갑게 대하라는 것이다. 돈을 다루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중개인부터 시장의 큰 손, 다양한 투자자까지.. 그 중 코스톨라니는 독자들에게 장기투자자가 되기를 권한다. 단기투자자가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다는 것이다. 코스톨라니뿐만 아니라 워렌버핏도 여러 강의와 책을 통하여 투자자들에게 투자의 비법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비법은 장기투자라고 하지 않았던가! 장기투자는 모든 주식 거래 중 최고의 결과를 낳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문일까, 이러한 장기투자에 대한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불고 있는 적립식 펀드와 주식 또한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로 인해 끝없는 침체로 빠져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쉽게 환매를 안하고 반등과 함께 장기적인 수익을 얻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책 중 장기투자가 주식의 장기적인 상승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아주 적절한 비유가 다음과 같이 나온다. 『한 남자가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보통 개들이 그렇듯 주인보다 앞서 달려가다가 주인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달려가다가 자기가 주인보다 많이 달려온 것을 보곤 다시 주인에게로 돌아간다. 그렇게 둘은 산책을 하면서 같은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주인이 1킬로미터를 걷는 사이 개는 앞서가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면서 약 4킬로미터를 걷게된다.』
당신은 부화뇌동파인가, 소신파인가? 증권을 가지고 노름을 하는 부화뇌동파와 장기적인 투자자인 소신파가 있다. 과연 증권의 대다수가 현재 누구의 손아귀에 있는가? 코스톨라니는 증권시장의 승자는 돈, 생각, 인내 그리고 행운을 가지고 있는 소신파가 절대적이라고 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증시를 잠시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하는 부류는 크게 개인과 기관, 그리고 외국인이 있다. 그럼 과연 한국의 증시는 누구의 손아귀에 있는가? 누가 부화뇌동파이며, 이들의 덕을 보고 수익을 챙기는 소신파는 누구인가? 통계적으로 보면 질문의 답은 확연하게 나타난다. 외국인이 절대적인 소신파이며, 이들에게 수익을 끊임없이 제공해주는 개인과 기관이 부화뇌동파이다. 코스톨라니는 책 중 자신의 실패경험을 통해 일반 개인이 부화뇌동파에서 소신파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돈, 생각, 인내 그리고 행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설명하였다. ‘절대 빚내서 주식투자를 하지 말 것! 신념을 가지고 지식보다 훌륭한 상상력을 가질 것! 투자에서 얻은 돈은 인내의 고통의 대가로 받은돈이다! 마지막으로 행운!’ 나 역시 돌이켜 보면 항상 이 네 가지 조건 중 어느 것이 부족하여 손해를 자주 보곤 했다. 결론적으로 코스톨라니가 말하는 증시를 흔드는 소신파는 의외로 간단하다. 여유 돈으로 성장성이 보이는 기업의 장래를 생각하며 장기간 신념을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다. 매년, 매월, 매일 성과를 내야하는 기업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지만,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개인에게는 얼마나 간단한 법칙인가! 마지막 행운만 따라준다면 말이다.
성공 전략은 '남들과 반대로'하는 것 한 때, 코스닥 열풍이 불어 닥친 적이 있었다. 또 얼마 전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테마주가 등장하여 주식시장을 흔들어 놓은 적도 있었다. 보통은 100%부터 크게는 1500%가 넘는 극상승 하는 종목들을 보며 개미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연일 상승하는 주식을 보여 매수에 뛰어들었던 많은 개미들은 소신파에 의해 어김없이 희생양이 되었을 것이다. 왜 그런가.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론과 다우이론을 통해서 남들과 반대로 행동한 소신파와 그 소신파의 행동을 뒤늦게 따라한 부화뇌동파의 결말을 보면 답이 나온다. 추세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신념으로 상상력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 남들과 반대로 하여 성공을 이루어내는 전략이 아닐까
우리는 코스톨라니가 제시한 여러 필요사항과 금지사항은 착실하게 따른다고 하여도 주식시장에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주식시장은 인과관계와 계량으로 정확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심리가 개입이 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스톨라니는 투자자에게는 수업료가 있다고 말했다. 어떤 투자자든지 주식투자를 통해 손해를 볼 일이 생기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설령 어떤 전설적인 투자자라 할지라도 해당사항이 될 것이다. 따라서 수업료 지불을 거부하는 학생은 수업을 들을 수 없듯이 손해를 감당할 수 없는 투자자에게는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투자는 저축이 아니기 때문에 이득을 얻을 수도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단지 코스톨라니가 얘기하듯이 잃을 땐 적게 잃더라도 얻을 땐 크게 얻는 거에 투자의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2008년 대한민국은 여지없이 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고 그 중심엔 펀드와 주식이 있다. 과거와 달리 이제 너도나도 금융지식이 해박해졌다. 이 순간 투자에 대한 바른 투자관이 있다면, 밝은 미래를 내다 볼 수 있지 않을까? 다만 너무 눈부시게 밝은 미래를 희망한 나머지 증권과 위험한 사랑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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