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고
푸른 산은 침묵으로 삶을 가르치고, 맑은 하늘은 티 없이 살아가라고 일깨운다. 자연은 언제나 묵묵히 그 자리에 서서 인간에게 본이 되지만, 인간은 현실 속에서 그렇게만 살아갈 수 없다. 침묵이 지혜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말해야 할 순간이 있고, 안주가 평안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안주하지 않고 흔들림 속으로 들어가야 할 때가 있다.
삶의 길 위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태도로 살아왔는가이다. 강자 앞에서 비굴하지 않고, 약자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것. 실패에 굴복하지 않고, 빈손에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한 사람의 삶을 단단히 세우는 기둥이다. 물질적 풍요나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자존과 정의가 진정한 가치다.
나를 보고
청산은 말없이 살라하고
하늘은 티없이 살라는데
세상에 침묵하지 않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네
강자에 비굴하지 않았고
약자에 주저하지 않았네
실패에 굴복하지 않았고
빈손에 부끄럽지 않았네
입속은 한없이 가득하고
맘속은 끝없이 외치는데
청산은 말없이 살라하고
하늘은 티없이 살라하네
나를 보고
입속은 늘 하고 싶은 말로 가득 차고, 마음속은 끝없이 외친다. 세상의 부조리와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못하는 마음, 그것은 불편한 삶을 부르지만 동시에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자연처럼 고요하고 맑게 살 수 없을지라도, 현실 속에서 목소리를 내며 정의를 붙드는 삶은 부끄럽지 않다.
그러므로 자연의 가르침처럼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았고, 안주하지 않았으며, 굴복하지 않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사람의 삶은 이상과 현실의 간극 속에서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을 버티며 자신이 지켜야 할 것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의 길이다.
#박진하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