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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글

진정한 삶의 무게

작성자-미션|작성시간26.06.20|조회수17 목록 댓글 0

진정한 삶의 무게


살다 보면 우리는 많은 일을 ‘쉽다’고 생각하며 말로는 누구보다도 잘한다. “그건 이렇게 하면 돼.” “그런 건 당연하지.” 하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 하면 생각보다 어렵다. 박노해 시인의 시 '쉬우나 어렵다'는 바로 그 간극을 찌른다. 말하긴 쉬우나 침묵은 어렵고, 남을 탓하긴 쉬우나 자신을 돌아보긴 어렵고, 약속하긴 쉬우나 지키긴 어렵다는 사실. 그것은 단순한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를 다스리는 일의 깊은 철학을 담고 있다.

말은 공기처럼 가볍다. 누구나 옳은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침묵은 다르다. 침묵은 내면의 힘이 있어야 가능하다. 불필요한 말보다 필요한 말을 가려 내고, 순간의 분노보다 진심을 선택할 때 비로소 우리는 말을 넘어선 지혜에 다다른다. 진정한 강함은 목소리의 크기에서 나오지 않는다. 고요한 마음에서 비롯된 절제의 힘이 진짜 강함이다.

또한 남을 탓하는 일은 언제나 쉽다. 세상의 탓, 환경의 탓, 타인의 탓을 하면 마음은 잠시 가벼워진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진짜 어려운 일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성찰은 내면의 거울을 마주하는 용기다. 그 거울에는 우리가 감추고 싶은 부족함, 비겁함, 나태함이 그대로 비친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견디는 사람만이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남을 고치는 것보다 자신을 고치는 일이 훨씬 어렵지만,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유일한 길이다.

약속 또한 그렇다. 우리는 쉽게 약속하지만, 그것을 지키는 일은 늘 어렵다. 약속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시간과 신뢰의 계약이다. 상황이 바뀌고, 마음이 변해도 끝까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지켜낸 사람이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타인에게 신뢰를 주는 일이자, 스스로의 인간됨을 증명하는 행위다. 세상은 신뢰를 잃은 말보다, 신뢰를 지킨 침묵에 더 큰 존경을 보낸다.

삶에서 진짜 어려운 일들은 언제나 조용하다. 말보다 행동이, 비난보다 성찰이, 약속보다 실천이 어렵다. 그러나 바로 그 어려움을 넘어서는 순간, 인간은 성장한다. 쉬운 길은 누구나 걷지만, 어려운 길을 묵묵히 걷는 사람만이 자신을 초월한다.

인생의 품격은 ‘쉬운 것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어려운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다짐해야 한다. 말보다 침묵으로, 비난보다 성찰로, 약속보다 실천으로 살아가리라. 그것이 비록 어렵더라도, 그 길만이 진정한 인간의 길이다.

#박진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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