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야기

빈폴이야기

작성자미션|작성시간25.07.05|조회수476 목록 댓글 0

#.빈폴이야기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경주마 잡은 ‘자전거 탄 신사
 

  •  

     



빈폴, 한석규 광고로 ‘국민 브랜드’로 성장
국내 패션브랜드로 첫 연매출 5000억 기록
2012·2016 올림픽 韓국가대표 단복 제작
단복 안감엔 국민 응원 메시지 프린트
자연과 도시의 조화 ‘서울 클래식’ 정체성에
‘신뢰할 수 있는 품질·클래식 가치’ 담아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트렌드 속에서 누군가는 생존을 위한 전쟁을 치릅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일순간에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메가 브랜드’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유통가의 속사정, ‘언박싱 프로’를 통해 들려드립니다.

  •  

빈폴은 올해 고급 소재와 최신 봉제기법을 적용해 품질과 실용성을 잡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빈폴 2025SS(봄·여름) 컬렉션 화보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노란색 반소매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책을 읽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그가 입은 셔츠 로고로 줌을 당겨 가까이 찍습니다.
그러자 자전거를 탄 신사가 그려진 로고가 선명히 드러납니다.
이어 긴 생머리의 한 여성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거울 빛으로 남성을 비춥니다.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은 남성은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고 독백합니다.

1993년, TV 광고 속 배우 한석규의 모습을 기억하시나요. 3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추억의 광고 카피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요. ‘자전거를 탄 신사’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 ‘빈폴(BEANPOLE)’의 광고였습니다.

빈폴은 1989년 3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클래식 가치, 좋은 품질, 끊임없는 소통으로 ‘국민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죠. 이번 ‘언박싱 프로’에서는 토종 브랜드 ‘빈폴’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1980년대 말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

1980년대 서울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에 이어 1988년에는 국내 최초로 서울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이후 해외여행이 자유화하고, 국민소득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는 관공서 출장, 유학, 상용(비즈니스) 목적 외에는 자유로운 출국이 사실상 금지됐다고 합니다. 해외여행을 하려면 특별 허가 또는 추첨을 받아야 했는데요. 1989년부터는 누구나 여권만 있으면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됐습니다.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시행 첫해에는 출국자가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1988년(72만명)에 비해 67.3% 증가했는데요. 빠르게 늘어난 여행객 덕분에 은행도 넘치는 달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많은 해외여행자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건 다름 아닌 ‘패션’이었습니다. 해외에서 일본, 유럽, 미국의 스타일을 접했으니까요. 한국관광공사는 특히 20대의 해외여행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고 발표합니다. 대학생들이 방학이 되면 배낭여행을 떠나는 것도 이때가 시작이었습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변화였습니다.

변화에 맞춰 패션 기업도 고민에 빠졌습니다. 당시 옛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캐주얼 문화가 확산되며 고급 캐주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국내 최고로 인정받던 신사복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소비자의 변화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고급 캐주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겁니다. 1989년, 그렇게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빈폴’이 탄생하게 됩니다.

♦️패션시장 주름잡은 토종 브랜드 ‘빈폴’

한국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의 양대 산맥은 해외 브랜드 ‘폴로’와 토종 브랜드 ‘빈폴’이었습니다. 트래디셔널 캐주얼은 영국의 전통복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정장풍 캐주얼을 뜻합니다. 1980년대 후반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은 이미 폴로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토종 브랜드 빈폴은 ‘한국인의 체형과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옷’이라는 가치와 최고급 품질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넓혔습니다.
특히 1990년대, 빈폴은 20대 대학생 훈남 오빠들의 옷장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템이었는데요. 청소년 사이에선 갖고 싶은 브랜드 1순위였습니다.
성인에겐 세련된 댄디 스타일의 대명사로 통했습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입기 위해 사람들은 지갑을 열었고, 빈폴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디자인과 품질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여줬던 계기는 1993년 TV 광고입니다. 배우 한석규가 등장했던 해당 광고는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라는 광고 카피로 인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대학생 사이에서 ‘빈폴은 아껴 두었다가 미팅 나갈 때 입는 옷’으로 알려지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빈폴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폴로, 헤지스, 라코스테 등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 의류 시장의 최강자로 올라섰습니다. 2010년에는 국내 단일 패션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5000억원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연평균 25%를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죠. 업계에서는 “국산 자전거(빈폴)가 해외 경주마(폴로)를 따라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빈폴은 남녀노소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패밀리 브랜드로 몸집을 키워나갔습니다. 빈폴멘을 시작으로, 2001년 빈폴레이디스와 빈폴골프, 2003년 빈폴키즈, 2004년 빈폴액세서리로 라인업을 확장했는데요. 2005년에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을 위해 중국에 진출합니다.


♦️빈폴, ‘자전거’ 그리고 ‘체크무늬’

많은 사람이 ‘빈폴’ 하면 ‘자전거’와 ‘체크’를 떠올립니다. 빈폴을 상징하는 자전거 로고와 체크무늬는 수십 년 동안 차별화한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빈폴의 로고는 혁신적인 발명품이자 은은한 낭만이 깃든 ‘자전거’와 클래식을 상징하면서 삶의 태도가 바른 사람에 대한 존경을 담은 ‘신사’를 결합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빈폴이 지향하는 ‘클래식, 동시대성, 안정감, 편안함’이란 의미를 담았습니다. 더불어 끊임없이 회전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을 표현합니다.

빈폴은 로고 속 자전거 바퀴 모양, 신사의 착장 등을 시대에 맞게 섬세하게 재정비했습니다. 2019년에는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칩니다. 빈폴의 상징인 자전거 로고를 현대화하고 한글 로고와 글꼴을 개발하는 등 한국적 정체성을 한층 강화했죠.

당시 리뉴얼된 로고를 자세히 뜯어 보면 차이점이 드러나는데요. 자전거를 타는 남성의 체격과 머리스타일, 자전거를 타는 각도, 신발과 옷 스타일 등 동시대적인 디자인이 그대로 반영돼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자산인 ‘체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00년에 한국 전통 세살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된 고유의 체크 무늬에서 시작했는데요. 네이비, 베이지, 와인, 그린 4가지 색상을 활용한 ‘고유 체크’는 국내 브랜드 최초로 의장 등록(디자인권)까지 마쳤습니다.

빈폴은 ‘뉴 체크’, ‘네오 체크’, ‘헤릿 체크’, ‘바오 체크’ 등 새로운 디자인을 꾸준히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2013년 첫 선을 보인 헤릿 체크는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의 정제와 현대화를 거쳐 현재도 제품 디자인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빈폴을 국민 브랜드로 성장시킨 대표 상품 역시 헤리티지가 고스란히 담긴 ‘에센셜 아이템’인데요. 에센셜 아이템은 시대를 아우르는 멋으로 트렌드와 상관없이 오랜 시간 늘 사랑받아 온 품목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빈폴은 멋스러운 트렌치코트, 포멀과 캐주얼을 넘나드는 더플코트, 실용성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퀼팅 재킷, 지적이면서 실용적인 케이블 니트,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는 옥스포드 셔츠, 프레피 룩을 대표하는 피케 셔츠 등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매 시즌 새로운 제품을 선보입니다. 클래식 캐주얼의 원형을 시대 변화와 젊은 감성에 부응하며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죠.

  •  



빈폴은 2012년 런던 올림픽 한국 국가대표의 단복을 제작했다. 한국 국가대표 단복은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전통 패션 강국의 단복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2012년 런던 올림픽 최고의 단복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헤럴드 DB]

♦️올림픽 단복을 보면 ‘세계 패션’이 보인다

다시 ‘올림픽’ 이야기로 되돌아가 볼까요.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은 글로벌 패션 디자이너의 경쟁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한데요. 국가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는 국가 대표선수의 단복을 선보입니다. 올림픽은 경기 시작 전 기선을 제압하면서도 국가를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장(場)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런던올림픽은 메달 획득만큼 치열했던 ‘패션 올림픽’으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조르지오 아르마니(이탈리아), 랄프로렌(미국), 라코스테(프랑스), 스텔라 매카트니(영국), 디스퀘어드(캐나다) 등 각국을 대표하는 패션브랜드가 단복 디자인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빈폴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맞아 한국 국가대표의 단복 제작을 맡았습니다.
당시 빈폴은 광복 후 처음 맞이했던 1948년 런던 올림픽을 되돌아봤다고 합니다.
총 10곳의 경유지, 480시간의 여정을 거쳐 런던의 땅을 밟아야 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을 떠올렸는데요.

당시 단복의 구조와 디테일에 착안해 태극기의 세 가지 색을 활용하고, 우리나라 전통 매듭 공예 장식을 더해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 선수 단복을 완성했습니다. 단복 안감에는 국민이 보낸 응원의 메시지를 프린트해 특별함을 더했습니다.

빈폴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 단복은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전통 패션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2012년 런던 올림픽 최고의 단복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타임지는 “세일러복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한국 단복은 지금껏 우리가 본 선수단복 중 가장 세련됐다”며 “재킷의 재단은 무척 잘 마무리돼 선수들의 체형을 돋보이게 했고, 빨간 스카프가 멋지게 두드러진다”고 호평했습니다.

반응이 좋았던 덕분일까요. 빈폴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또 한 번 국가대표 단복 제작을 맡았습니다. 우리나라 올림픽 역사를 담았던 지난 2012년에 이어 리우도 전통 한복을 연간의 원천으로 삼았습니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 저고리의 동정, 태극기의 파란색, 빨간색을 적용했습니다.

태극 마크에서 영감을 받아 파란색과 빨간색 조합으로 액세서리를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남성은 니트 타이를, 여성은 노랑·초록·파랑·빨간색의 사색판 매듭 형태 스카프를 각각 연출했습니다. 이 밖에도 모자, 벨트, 신발 등에도 같은 색상을 활용해 다양하게 디자인했습니다.

무엇보다 리우 현지의 열대 기후를 고려해 기능성을 강화했습니다. 구김이 덜 생기고 물빨래를 할 수 있는 ‘리넨 재킷 티셔츠’를 비롯해 각종 오염에 강한 ‘나노 가공 팬츠’를 제작해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브라질 현지의 지카 바이러스에 대비하고자 방충 소재도 활용했습니다.

  •  

빈폴 TV 광고 속 자전거 로고

♦️다시 ‘젊은 고객’ 잡는 빈폴

지금 패션 업계에서는 더 많은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요. 빈폴 역시 젊은 고객에게 신선하고 재미있는 감성을 제안하기 위해 여러 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밴드 오브 아웃사이더(2010), 한국 디자이너 준지(2010), 영국 디자이너 킴 존스(2011), 애니메이션 피너츠(2021), 아트 플랫폼 프린트 베이커리(2022, 2023, 2024)와 함께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입니다.

빈폴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도 꾸준합니다. 2019년 30주년 ‘이제 서른’, 2022년 ‘제대로 입다’, 2023년 ‘태도를 입는다’, 2024년 ‘익숙한 새로움’ 캠페인을 다양한 인물들과 함께 전개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옷’, ‘시간이 흘러도 새로운 옷’, ‘세대를 아우르는 옷’의 의미를 되새기고 고객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오늘날 빈폴이 추구하는 것은 ‘서울 클래식’입니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자연과 도시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은 빈폴의 시작점이자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입니다. 글로벌 도시 서울처럼, 빈폴은 ‘신뢰할 수 있는 품질’과 ‘진일보한 클래식 가치’, 고객과 함께 나아가는 ‘지속 성장’의 원칙을 통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목표입니다.

올해 빈폴은 ‘솔솔니트’를 내세워 ‘서울 클래식’에 부합하는 상징적인 상품을 확대합니다. 오랜 히트상품인 떡볶이 코트(더플 코트), 체크 셔츠, 꽈배기 니트(케이블 니트)에 이어 솔솔니트를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만들 계획이거든요. ‘빈폴솔솔니트’는 여름이 길어지는 기후 변화를 고려해 입었을 때 시원한 바람이 ‘솔솔’ 느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 아래 제작됐습니다. 고급 소재와 최신 봉제기법을 적용해 품질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습니다.

빈폴은 또 4월에 배우 이준혁과 차주영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선정했습니다.
숏폼 콘텐츠 ‘빈폴더’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매주 선보이고 있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신선하고 매력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품질을 기반으로 클래식 캐주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는 ‘한국 대표 캐주얼 브랜드’로 빈폴이 성장할 수 있을까요?
40살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빈폴의 도전을 기대하며 ‘언박싱 프로’를 마칩니다.

  •  


출처: 헤럴드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