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이라 중 하나인 '아이스맨' 외치.
알프스산의 얼음 속에 반쯤 묻혀 있던 선사시대인이다.
잘 정련된 도끼와 최고급 곰가죽 신을 신고 있고 화살을 맞은 채 죽어 있었는다.
(자세한 내용은 몇년 전 쓴 아래 글에 ...)
이번에는 학자들이 외치에서 발견한 균으로 빵을 만들었다는 뉴스가 스미스소니언지에 나왔네요.
외치의 곰가죽 신발이 너무 멋져 한 신발 사업체가 라이센스를 가져간다는 뉴스를 본 적 있는데 이번에는 빵과 맥주.
역시 고고학계의 수퍼스타 외치.
'외치빵', '외치맥주' 나오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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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외치의 시신에서 발견된 효모를 이용해 사워도우 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음 단계로는 맥주 제조에 도전할 계획이다...
외치 유골은 이탈리아 볼차노에 있는 남티롤 고고학 박물관의 특수 냉장실에 보관되어 있으며, 온도는 화씨 21도, 상대 습도는 99%로 유지된다. 이러한 환경은 외치 유골을 수 세기 동안 보존해 온 빙하의 조건을 모방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고대 DNA와 현대 DNA를 모두 발견했다. 2010년과 2019년에 채취한 샘플을 비교한 결과, 글라시오지마(Glaciozyma )라는 한 종류의 효모가 증식하여 우세종이 된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효모가 현재의 보관 조건에서도 대사 활동을 유지해 왔음을 시사한다.
과학자들은 외치(Ötzi)가 발견한 저온성 효모 균주를 계속 연구하고, 빵, 맥주 또는 기타 발효 제품 생산과 같은 실용적인 응용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할 계획.
"이 효모들은 외치와 함께 수천 년에 걸친 긴 여정을 함께해 왔습니다."라고 마익스너는 성명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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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산책 전에 춥다길래 잔뜩 껴입었다. 패딩에 내복에. 산책하다보니 옷만 챙겨 입고 여름 운동화를 신고 나온 걸 깨달았다. 발이 엄청 시려 동동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그러고보면 선사시대 인간들은 너무 불쌍하다 싶었다. 오리털 패딩도 없고 방한화도 핫팩도 도시가스 보일러도 이중창도 없이 겨울을 나야하니까. 추운 동굴 속에서 모닥불을 피워야하지만 연기가 많이 나 고역이었겠지. 먹을 것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사냥을 나가자면 너무 발이 시렸을거야.
그러다 '외치' 생각이 났다. 외치는 알프스의 '외치' 계곡에서 1991년에 발견된 미이라이다. '아이스맨'으로 검색하면 잔뜩 결과가 나오는, 아마도 제일 유명한 선사시대 사람 중 한명일거다. 독일인부부가 등산 하다 얼음 속에 반쯤 묻힌 외치를 발견했다.
외치는 5300년 전쯤에 화살을 맞고 머리에 상처를 입고 알프스에서 과다출혈로 죽었다. 어떤 책에서는 청동기인이라 하고 어떤 책에선 신석기인이라 하는데, 돌도끼와 청동도끼의 중간단계인 구리도끼를 들고 있는 걸로 보아 신석기 말이나 청동기 초기 사람인 것 같다. (구리는 자연에 있지만 청동은 그렇지 않다. 청동을 생산하려면 구리에 아연 등을 혼합해야하는 더 정교한 제련이 필요하다)
귀한 도끼를 든 데다 곰가죽 모자까지 쓰고 있는 걸로 보아 VVIP였겠지. DNA 검사 결과 비소 같은 중금속이 잔뜩 나와 구리제련 기술을 가진 기술자이자 족장이었으리라는 확신이 최근 강해졌다. 그 땐 뭐니뭐니해도 기술 있는 사람이 최고였다.
외치는 모피코트를 입고 허벅지까지 오는 가죽 스타킹을 신고 두겹의 가죽신발을 신었다는데 오리털 롱패딩은 없지만 다행히 나처럼 눈밭에 여름신발을 신고 나오지는 않았네.
이 VVIP님이 왜 난데없이 알프스 계곡까지 쫓기다 칼과 화살에 맞아 죽음을 당했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다. 외치를 죽인 사람들은 귀한 곰가죽 모자와 구리도끼는 그냥 둔 채 자기들이 쏜 화살만 몸에서 빼내 사라졌다. '현금과 귀금속, 벤틀리 키는 그대로 있고 지문만 없는' 셈이니 원한 아니면 치정이 아닐까 추측한다.
치정은 내 추측이고, 권력을 놓지 않는 나이많은 족장 (죽을 때 외치의 나이는 45세로, 지금으로 치면 80세라고.)을 새 세력이 쫓아낸 것을 거라고 대개들 상상한다. 그치만 치정이라 상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근육질의 중년 부인이 바람기 많은 남편에게 냉혹한 복수를 하고 영원히 얼음 속에서 떨도록 버리고 떠난 건 어때.
어쨋건 결론은, 눈 내린 날엔 여름신발을 신지 말자. 5천년 전, 쫓기던 신석기인지 청동기인지 적 남자도 그 정도는 챙겼다니까.
얼음 속 외치 사진은 혐짤이므로 감당할 수 있는 분만 링크 참조-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