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너우리모두
아픈 것을 어쩌란 말이냐?
권영심
"사장님,사장님..."
"어! 이상한데? 목소리만 들어도 일어나는데..."
"어!! 눈떴어! 근데 정신이 안 돌아오나?"
이것은 내가 실제로 들은, 손님들의 목소리였고 대화 내용이다. 눈도 뜨고 의식도 분명한데 몸이 안 움직여졌다. 좁은 밀착밴치 의자에 딱 붙어서 모로 잠들었기 때문에 쉽게 일어날 수가 없었 다. 놀랍게도 목소리도 안 나왔다.
"어떡해...119에 연락해야는 거 아냐?"
"눈은 떴는데 의식이 없나?"
119라니!!! 안돼! 나는 내 옆에 선 처녀의 손을 잡았다.
괜찮다고, 너무 피곤해서 너무 깊이 잠들어서 그런 거라고 말이 되어 나왔다. 그리고 일어나서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세 명의 젊은이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놀래켜서 정말 미안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오는 단골 손님들이었고 그들이 내가 잠든 모습을 본 것은 여러번이었다. 거의 대부분 문 열리는 소리에 발딱 일어나는데 그렇게 안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잠이 안 와서 밤을 꼴딱 밝히는 날이 있는데, 그런 날은 낮에라도 자주어야 한다. 그런데 일정이 있으면 한 숨도 자지않고 볼일을 보고 돌아 다닌다. 다른 사람은 내 상태를 보고 수면 부족이라거나 피곤하다는 감을 못 잡는다. 타인을 대하는 나는 너무 밝고, 에너지가 넘쳐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정을 마칠 때 쯤이면 나는 임계점에 이를 때가 많다. 그럴 때 너무 힘든 날은 그냥 가게의 좁은 의자에 누워 버린다. 나는 여러 곳이 아프고 통증은 24시간 어디선가 지속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나, 특정한 곳에서 아픈 것을 내비치는 것을 금기로 여길 만큼 조심한다.
아픔이란 것은 나의 것이고 원인부터 결과까지 온전히 내가 책임져야할 나만의 것이다. 만약 그것을 표시 낼 지경에 이른다면, 나는 사회적인 활동을 모두 접고 혼자 치료하면서 살아야 한다. 나는 그럴 것이다. 아파! 아파하면서 주변의 관심을 받는 일은 절대 하지않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지 마치고 돌아오면서 힘이 빠지고 잠을 못 잔 날이면 더 힘들다. 그럴 때는 무조건 눕고 본다. 한두시간 자고 나면 컨디션은 그런대로 괜찮아진다. 이만큼 회복력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뻐지기도 한다. 회복이 되는 정도를 내가 확연하게 느낀다.
그런데 세 명의 젊은이가 깨운 그 날은, 아침 오전 오후의 세 건의 일정이 있었고 가게에 오자마자 고맙게도 손님들이 계속 있었다. 손님들이 모두 돌아가고 그릇을 치우다 못해, 두 팀의 설거지를 그냥 상에 펼쳐 놓은 그대로 그냥 잠들었으니 가게에 들어온 젊은이들이 얼마나 놀랐을까?
그들은 나의 나쁜 건강 상태를 알고 있었고 올 때마다 괜찮느냐고 고맙게도 안부를 물어준다. 몆 년 전에 119에 한 번 실려 가는 것을 그들이 목격했었다. 음식을 차려내고 다른 상의 설거지 그릇을 모우는 나를 처녀가 너무 걱정했다.
저녁 시간 몇 시간만이라도 사람을 쓰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진지해진 그들의 옆에 잠시 앉았다. 아파서 누운 것이 아니고 밤새 안 자고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잠을 보충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 가게는 나의 그런 행동을 알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들면 사람은 누구나 아파지는데, 그것도 삶의 한 축이니, 나는 지지않고 씩씩하게 같이 간다고 말했더니 그들은 뭔가 울컥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아픔을 같이 가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나의 말이 너무 안심이 된다는 이 착한 젊은이들...
그래. 아픈 것을, 힘든 것을 어쩌란 말이냐? 같이 가는 것이기에 나는 오늘도 열심을 다해 살아간다.
이래도 살고 저래도 살아야 하는 것이 목숨의 운명이니, 나는 아픈 나를 포기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