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야기

말할 줄 모르는 사람들/ 권영심

작성자-미션|작성시간26.06.13|조회수24 목록 댓글 0

 

  •  



말할 줄 모르는 사람들

권영심

예전에 관리를 임용하거나 누군가의 추천이 들어갈 때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이 있는데 신언서판이다. 이 뜻은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우스개소리로 우리 조상들은 인물이 잘난 것만 제일로 친 것일까?

신은 몸이며 언은 말이고 서는 학문이며, 판은 기준을 가진 것을 말한다. 즉 풍채와 언변과 문장력과 판단력이니,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뭔가 순서가 바뀌지 않았나? 인물 좋음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었을까?

관리나 요직에 들어갈 인물을 뽑는데 판단력과 학문이 더 중요할텐데, 왜 엉뚱하게도 인물과 언변이 앞에 있는 것일까? 여기에 조상들의 깊은 뜻과 현명함이 감추어져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만 한다.

인물이 훤칠하거나 잘 생겼거나를 본 것이 아니라, 그 신체가 보여주는 아름다움, 즉 모든 것의 완성이 외모에서 반드시 보인다 여겼기 때문이었다. 즉 그 자신이 쌓아온 시간과 학습과 품성이 고스란히 외모에 보이는 것을 알았다.

언이 두 번째인 것도, 공부를 깊이 하고 바른 인품을 가지며 언제 나 스스로를 삼가는 사람은, 조리정연하고 굳건한 신념이 깃들인 말을 하게 되니, 그 깊이를 본 것이다. 장황하고 번드르한 말이 아닌, 진정한 웅변을 보았다.

서는 작게는 글씨체이고 크게는 학문이니, 자신의 학문을 정진한 사람은 글씨에서 그 깊이와 넓음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을 말함이다. 마지막으로 판이 가장 뒤에 있으니 앞의 두 가지가 통과 되었음으로, 그의 판단력은 이미 검증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신과 언이 증명됨은, 너의 공부와 판단력은 이미 다 알아보았다 라는 통과이니 이 현명함에 나는 다시 깨달으며 탄복했다. 우리는 말을 매끄럽게 잘 하는 사람을 사깃군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진정으로 감복시키는 사람에겐 절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치열한 선거전이 열흘 남짓인데, 우리의 그 많은 후보들은 어떤 신언서판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내가 일부러 찾아보지 않아도 가게엔 매일 서너명의 각종 후보들이 다녀 간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자신을 알리기엔, 가게가 낫다고 생각해서인지 선거철마다 여전하다.

그런데 그 모습들을 보는 나는 기가 막힐 때가 많다. 누구라할 것 없이 말을 너무 못 하고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 왜 그런 모습들을 지니게 된 것인지 의아하게 생각되는데, 손님들도 말하는 것을 보면 나만의 생각은 아니지 싶다.

빨리 여러 곳을 다니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게 엉거주춤한 인사에, 명함을 돌리고 가는 것이 대체 득표에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그들이 나가고 나면 백발백중 명함을 바닥에 버린다.

"정신사납게...아! 봤으면 누구며 어디 살며 지역구가 맞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으면 제게 연락해 주십시오, 성심껏 도와 드리겠습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이랬으면 나는 천 번이라도 찍어준다!"

어젯 밤, 어떤 후보가 나가자마자 손님이 명함을 구겨 버리며 한 말이다. 나는 다음 선거에 출마하라고 막 웃으며 소리쳤다. 맞는 말이다. 눈인사가 중요한가? 어느 누군가에게 잠시 몇 분의 시간이라도 진심이었으면, 진심을 담은 말을 할수있는 후보였으면 손님은 명함을 지갑에 챙겼을 것이다.

이 당, 저 당, 요즘 세상에 그다지, 더구나 지방선거에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나의 사소한 문제도 이 사람과 의논할 수있겠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성공하련만...정말 말 못 하는 사람들이다.

신언서판을 중요하게 여긴 옛 선조들의 현명함에 머리를 끄덕이며, 정말 변하지 않는 선거전에 지루하다. 우리의 의식은 우주를 날아가는데,오늘날의 선거판에 줄 선 후보들의 머리엔 대체
무엇이 들었을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