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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속에역사와현재가있다 / 권영심

작성자-미션|작성시간26.06.14|조회수15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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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속에역사와현재가있다

주희십회(朱熹十悔).안불사난패후회

권영심 

중국 송나라에 주희라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가 주자라고 알고 있는 사람으로 남송 시대의 유학자이며, 주문공, 송태사 휘국문공 이라고 불리운다. 호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운곡노인이라는 호를 가장 사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유학을 말할 때 주자학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그 주자학을 창시하여 성리학을 완성시킨 대단한 인물이다. 오경의 참 뜻을 밝힌 첫 번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세상을 경계하여 -주희십회 -라는 훈계를 남겼으니, 흔히 '주자훈' 또는 '주자십훈'이라고 말한다.

옛날에는 이 주자십훈을 천자문을 배울 때부터 익혀야 했다. 모두 열 가지의 훈계가 지금 세상에도 어긋남이 없으니, 읽어 볼수록 마음에 닿는다. 그 가운데 네 번째의,

"안불사난패후회(安不思難敗後悔) :편안할 때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한 뒤에 뉘우친다. "

는 훈계를 오늘 곰곰히 생각해 본다. 사람은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누리고 있는 지위나 명예가 있을 때, 세 가지 유형으로 빠지게 된다.

첫 째. 현재 누리고 있는 것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자만심을 가지게 되어 주변을 무시하고 눈 아래로 깔아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러한 지경에 빠진다. 그래서 어느 새 갑질이 몸에 배이게 되고, 모든 특혜와 배려가 자신의 것이라는 착각아닌 착각 속에 살게 된다.

둘 째. 현재의 지위와 명예를 가지도록 도와주고 이끌어준 사람을 잊게 되고, 심지어는 그가 위험에 처했을 때 누구보다 먼저 공격한다. 함께 있다가 자신이 가진 것마저 빼앗길까봐, 공격의 선봉에 서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회 전반, 특히 상류층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일들을 너무나 많이 본다. 배신과 변절을 밥 먹듯이 하고 그 배신과 변절을 언제나 그럴듯한 변명으로 합리화시킨다.

그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나보다. 비단 상류 인사들 뿐이랴? 우리의 현실 속에서도 자신이 가진 조그만 것들을 빼앗길까봐, 별별 짓을 다하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안불사난패후회 -라는 말 속에 담긴 깊은 뜻을 생각해볼 때, 이 말처럼 우리 인간 심리를 잘 표현한 말이 없지 싶다.

셋 째. 지금의 편안과 안녕에 자족하면서 언제나 주변을 살피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더 큰 것을 바라지는 않으나 자신의 현재가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정당하게 지켜나가는, 소수의 사람들이 주자가 경계의 표본으로 삼는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인간은 후회를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지구상의 어떤 동물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지 않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그 수 많은 후회중에서 인간이라면 적어도 이런 후회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자십회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십회훈을 우리는 계속 되풀이하고 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아무런 고뇌 없이 판을 뒤집고 또 뒤집고... 편안과 명예와 부귀를 보장해줄 곳을 찾는 인간들이 존재하는한, 안불사난패후회라는 말은 내리치지 못하는 회초리처럼 우리 마음의 벽에 매달려 대롱거리고 있다.

오늘 어떤 뉴스를 접하면서 마음이 심히 어지럽고 괴로움마저 느낀다. 세계는 지금 전쟁이라는 대명제 아래 마구 나아가고 있다. 끝날 줄 모르는 서로의 도발이 끝없이 이어지고 드디어 핵전쟁도 할수있다는 뉘앙스가 마구 퍼지고 있다.

그런데 이 전쟁이 진짜인가? 모두 진심이며 진정으로 전쟁밖에 없다고 세계인들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전쟁들은 끝날줄 모르고 새로운 전쟁의 불씨들이 여기저기 에서 번득이고 있다.

이 한강토도 예외가 아니며, 우리는 지금 안일한 현실에 취해, 정말 전쟁이 발발했 을때의 후회를 전혀 생각조차 안하는 것은 아닌지... 온갖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는 패널들을 보면서 등골에 서늘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나 혼자일까?

개구리가 합창하면 기어이 비가 내린다는 말이 있다. 삼가고 또 삼가야 될 말들을 와글와글 떠들어대는 오늘.
마음의 벽에 매달린 회초리가 대롱거린다. -안불사난패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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