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정복하려는 억만장자들, 영생 산업-2]
최근 몇 년간 대중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끈 인물은 브라이언 존슨이다.
그는 자신의 몸을 하나의 스타트업처럼 운영한다. 하루 식단이 정해져 있고, 수면 시간은 초 단위로 관리된다. 운동 루틴도 알고리즘처럼 반복된다.
혈액 검사, MRI, 호르몬 측정, 장내 미생물 분석까지 지속적으로 기록한다.
한때 그는 아들과 혈장을 교환하는 실험을 공개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왔다.
이 실험은 젊은 혈액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오래된 가설에서 출발했다.
이 아이디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16세기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젊음의 힘을 얻기 위해 젊은 사람의 피가 건강에 좋다고 믿기도 했다.
심지어 15세기 말 교황 인노첸시오 8세가 젊은 사람의 혈액 치료를 받았다는 전설도 남아 있다.
과학은 발전했지만 인간의 상상력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게 반복된다. 영생 산업에서 가장 급진적인 분야는 아예 육체를 포기하는 방향이다.
그 대표가 ‘의식 업로드(Mind Uploading)’ 개념이다.
생각은 단순하다. 인간의 기억과 성격, 감정, 판단 구조를 모두 디지털로 복제할 수 있다면 몸이 죽어도 인간은 계속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개념은 영화에서 자주 등장했지만 실제 연구자와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인간 뇌에는 약 860억 개의 신경세포가 있고 수백조 개 수준의 연결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결 구조를 완전히 기록하는 것을 일부 연구자들은 ‘커넥톰(Connectome)’ 구축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설령 뇌를 완벽하게 복제하더라도 그것이 정말 ‘나’인가 하는 철학적 질문이다.
복제된 의식은 새로운 존재일 뿐 원래 인간은 죽는 것 아닐까. 영생 산업은 과학만이 아니라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산업은 이미 거대한 시장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석유 기업과 자동차 기업이 세계를 움직였다.
20세기 말에는 인터넷 기업이 등장했다.
그리고 일부 투자자들은 21세기 후반 가장 큰 시장이 “죽음을 늦추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인간은 다른 소비를 줄여도 생존에는 돈을 쓰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건강 산업은 이미 엄청난 규모다.
건강검진.
항노화 화장품.
영양제.
헬스케어 앱.
유전자 검사.
웨어러블 기기.
장수 산업은 이 모든 것을 하나의 목표 아래 묶는다.
‘더 오래, 더 건강하게.’
하지만 가장 어려운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만약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다면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대학은 20대에만 가야 할까.
은퇴는 몇 살에 해야 할까.
결혼은 평생 한 사람과 유지될까.
정치 권력과 자본은 세대를 넘어 고착되지 않을까.
역사를 돌아보면 평균수명이 늘어날 때마다 사회는 완전히 바뀌었다. 19세기에는 40세 전후였고,
20세기에는 60~70세,
오늘날 선진국은 80세 전후에 이른다.
그리고 이미 사람들은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보다 “얼마나 늙지 않고 살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영생 산업은 단순한 의료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처음으로 죽음을 자연현상이 아니라 해결 가능한 기술 문제로 보기 시작한 시대의 징후다.
물론 아직 아무도 영생을 얻지 못했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