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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이야기 ~

작성자-미션|작성시간26.06.20|조회수29 목록 댓글 0

능소화 이야기 ~ 


어떤 꽃은 사람들 사연만큼 기구한
전설을 안고 세월 등에 업혀 피고 진다.

노랑과 주황의 중간쯤 색으로 물들어
한여름에 피어나 시들지 않은 몸으로
툭 지며 국화에게 자리 내주는 능소화.

 

 

능소화는 왕을 사모하다 죽은 궁녀의 무덤에 피어났다는 전설을 간직하였다.

궁녀들은 언감생심 감히 제왕의 용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천한 신분으로 감옥 같은 구중궁궐 담장 안의 법도와
내명부의 엄한 규율에 따라 살아야 했다.

 

고개 숙여 피는 게 허리 굽혀야 했던
전설 속 신분과 어울리는 처사였을까?

허리 굽히기를 거부하고 꼿꼿하게 핀
한 송이 능소화를 고향집에서 만났다.

성은의 댓가로 사가 가족들의 허기를 없애고 신분 상승 기회를 얻은 궁녀의 도도한 자태가 도드라 보이기도 했고
가난하여 서러운 민초로 살았던 여인의 고달픔을 숨기려는 의연함도 묻어난다.

 

 

온전한 자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절개를 지키듯 시들지 않은 깨끗한 몸을 허공에
미련없이 내던져 땅에서 다시 피는 꽃.

 

 

다음 생엔 모두 고개를 들고 피어나길...

 

(최범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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