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이슈와소소한정치
도그마에 빠진 사람들
권영심
내가 원하지 않았지만 단톡방에 초대받는 일이 많다. 특히 어떤 특정한 선거 전에 그런 일이 많이 생기는데, 나는 거의 대부분 지켜보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살며시 나와 버린다. 내가 의견이나 글을 올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할수있다.
왜냐하면 수 백 명의 이름이 들어 있는 단톡방에서 매일 활동 하는 사람은 십여 명에 불과하다. 십여명이 매시간, 시시때때로 수 십회를 올리는 내용이 계속 도돌이표여서 그들의 대단한 활동 내용을 따라갈 재주가 내겐 없다.
특히 계속 공유되거나 공유해서 올리라고 요구하는 내용들이 내가 보기엔 이해 불가다. 지지를 얻기 위해선 다른 곳으로 확산시켜야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저 자신들만, 십여명에 불과한 사람들이 난리법석인 것을 이해를 못해서 어떤 것에도 동조가 안 된다.
그런 나라고 해서 마음으로 지지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일 경우도 있다. 그 두 사람이 경합을 할 때는 나름 깊은 관심으로 그들의 언행을 주시한다. 두 사람 다 장단점이 있고 되어야할 이유도 분명하지만 내게 다가오는 무언가가 더 클 때가 있다.
사람사는 일이 다 그렇지 않은가? 부모가 있지만, 그 부모가 다 같은 무게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며 자식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정치인들의 진심의 무게를 잴 수 없으니, 평소의 여일한 언행을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새 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마음을 딱 한 번 비추었는데 다른 단톡방에 서 난리가 났다.ㅎ를 지지한다고 했으니 ㅇ를 지지하는 방에서 당장 나가라는 것이었다.
좌빨이란 말까지 쓰면서 마치 간첩을 잡은 듯이, 올라오는 글의 내용이 입에 담기조차 민망했다. 그러나 나는 나가는 대신에 그후 올라오는 글들을 정말 주의깊게 살펴 보았다. 나만이 아니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사태 관망의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즉시 즉결 처분식으로 온갖 모욕적인 말들을 듣고 있었다. 결국 싸움이 나는데 그 내용이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오로지 전진, 승리, 도전, 투쟁...아니 정치를 하는 당사자도 아닌데, 또 하더라도 분명 같은 나라의 사람들인데 이렇게나 잔혹할 수 있는지 너무나 놀랍다.
이렇게 높은 수위의 비난이나 비방, 아니 언어 폭력이 나타난 것은 요근래 십 여년 사이의 일인듯 하다. 일반인들이 이렇게나 정치에 휘말리고, 일정한 지지자의 전위대인양 활동하는 일들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런 사태를 만들어내고 유도하는 정치인들의 이기주의가 너무나 기가 막히다. 국민들이 정치를 모를수록 살기좋은 사회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 한강토가 그런 사회가 되기엔 애저녁에 글렀다.
모든 사건이 정치 이슈화되고 양극화로 갈리는 이런 일들은 예전엔 그다지 없던 일이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여러가지 이견들과 시각들이 존재하고, 적어도 이것이 진실이 아니겠는가 하는 물음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무엇이 진실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 사건의 당사자는 무엇이든 부인하고, 계략이라고 넘기고, 자신이 옳았다고 강변하고 그 목소리가 크고 편 먹은 사람들이 많으면 진실이 되고, 선이 되고, 이긴다.
그래서 철저하게 나누어진다. 내가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모두 거짓이며 악이고 무찔러야할 적이다. 무엇때문에 이러는 것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분노를, 마치 거친 물살이 흐르는 곳에 버려서 떠내려가는 쾌감을 얻기 위해 그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조차 든다.
무엇이 우리의 국민들을 이런 집단적인 분노의 해일속으로 몰아넣는 것일까? 이런 것들을 조장하는 정치인들의 검은 속내가 소름이 끼친다.
방위도 다르고, 꽃도 각기 다르고, 나무들도 다르고, 사람은 더욱 다르다. 그 다른 의견들 을 취합하고 걸러서 하나의 완성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민주주의다. 그런데 이미 누군가가 결론을 내고 그 결론에 손가락 걸고 모여라! 아니면 너는 나쁜 놈이다...젊은이들에게 너무나 부끄러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