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열국지(列國志)*

- 3부 일통 천하 (94)

작성자-미션|작성시간26.06.10|조회수26 목록 댓글 0

🎎 열국지의 세계에 탐닉하다
- 3부 일통 천하 (94)

제12권 사라지는 영웅들

  •  


제 11장 하나를 다시 여섯으로 (7)

초군(楚軍)이 두차례나 진나라에게 대패하자 초회왕을 비롯한 신료들은 아연실색했다.
"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입니다."
모두들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했다.

그러나 초회왕(楚懷王)이 군대를 물리려 한다고 해서 진혜문왕이 순순히 철군할 리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사자를 보내 화평을 청했다.
물론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했다.

- 초나라의 성 두개를 바치겠습니다.
진혜문왕(秦惠文王)은 비로소 그 조건을 수락하고 군대를 불러들였다.

겨우 숨을 돌리게 된 초회왕(楚懷王)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장의에 의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았는가.
그는 장의(張儀)라는 이름만 들어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치를 떨었다.

그 이듬해인 BC 311년, 진혜문왕(秦惠文王)이 초회왕에 대해 엉뚱한 제안을 해왔다.
- 지난해 빼앗은 한중(漢中) 땅의 반을 돌려주겠소.
그 속내는 이러하다.

진(秦)나라의 목적은 합종을 깨는 데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楚)나라와의 화친이 절대적이다.
즉, 진혜문왕(秦惠文王)은 초나라와의 화평을 전제로 한중 땅의 반을 반환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초회왕(楚懷王)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즉각 사람을 보내 답변했다.

장의(張儀)를 바랄 뿐, 땅은 필요없소.
장의만 보내주면 진(秦)나라에 검중 땅을 바치겠소.

검중(黔中) 은 호북성 서남부와 호남성 서북부에 해당하는 꽤 넓은 땅이다.
파촉(巴蜀)과 이어지는 길목이기도 하다.
그런 요긴한 땅을 장의만 보내주면 그냥 내주겠다는 것이었다.

장의(張儀)를 요구한 것은 물론 그를 산 채로 찢어죽이기 위해서였다.
장의에 대한 초회왕의 격분이 얼마나 극심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제안을 받은 진혜문왕(秦惠文王)은 내심 고민했다.
장의(張儀)를 초나라로 보내기만 하면 검중 땅이 저절로 굴러들어오질 않는가.
이런 갈등을 눈치챈 사람들이 있었다.
그동안 장의로 인해 요직에서 밀려난 신료들이었다.

그들은 기회를 놓칠세라 진혜문왕에게 속삭였다.
"넓고 요긴한 땅을 사람 하나와 바꾸자고 하니, 이런 좋은 조건이 어디 있습니까? 작은 이익 때문에 큰 이익을 버리지 마십시오."

그러나 진혜문왕(秦惠文王)은 차마,
- 그리하겠소.
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어찌 땅 때문에 지금까지 나를 도와준 신하를 팔아넘길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딱 부러지게 거절한 것도 아니었다.
이래저래 진혜문왕은 고민에 싸였다.

이것을 장의(張儀)가 알았다.
그는 마음을 정하고 진혜문왕 앞으로 나가 아뢰었다.
"신이 초(楚)나라로 가겠습니다."
진혜문왕(秦惠文王)은 깜짝 놀랐다.
자신의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절로 얼굴이 붉어졌다.

"그렇게는 할 수 없소. 지금 초왕(楚王)은 선생에 대해 몹시 격분하고 있소. 가면 선생은 죽을 것이오."
"왕께서는 염려하지 마십시오. 진(秦)나라는 강하고 초(楚)나라는 약합니다. 신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니, 아무 근심 마시고 신을 초나라로 보내주십시오."

"선생은 초(楚)나라로 가 목숨을 부지할 묘책이라도 있소? 있다면 그 계책을 과인도 알고 싶소."
"지금 초나라의 국론은 두 개의 의견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하나는 진(秦)나라와 친하게 지내자는 여론이고, 다른 하나는 진나라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신이 초(楚)나라로 가면 저들은 더욱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초왕의 총애를 받는 신하 중에 근상(靳尙)이라는 대부가 있는데, 그는 신과 몹시 친합니다. 신은 근상을 이용해 제 목숨을 부지할 작정입니다."

"아무리 근상이라 하더라도 이번만큼은 사정이 다르오. 좀더 자세히 말해 보오."
"근상(靳尙)은 초왕의 총애만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초왕의 부인인 정수와도 오누이처럼 친밀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정수(鄭袖)는 초왕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 그녀의 말이라면 초왕(楚王)이 들어주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장의(張儀)는 정수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정수(鄭袖)는 정나라 여인으로 초왕에게 시집왔다.
미모와 애교가 어찌나 뛰어난지 초회왕(楚懷王)은 단번에 정수에게 빠졌다.

정수(鄭袖)는 질투심도 강했다.
그녀의 질투심에 관한 일화가 있다.
어느 때인가 초회왕(楚懷王)이 제법 얼굴이 반반한 여인을 후궁으로 맞아들였다.

총애를 빼앗길까 염려된 정수(鄭袖)는 새로 들어온 후궁을 찾아가 말했다.
- 그대는 아직 모르겠지만 왕의 몸에서는 노린내가 몹시 나네. 그러니 왕을 모실 때는 늘 나처럼 코를 틀어막아야 견딜 수 있네.
그 후궁은 정수의 말을 믿고 그녀가 시키는 대로 했다.
초회왕(楚懷王)이 언짢아 할 것은 당연했다.

어느 날 그는 정수에게 투덜대었다.
- 어찌된 일인지 새로 들어온 후궁은 나만 보면 솜으로 코를 틀어막는구나.
정수(鄭袖)가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 그 후궁이 말하기를, 대왕의 몸에서 노린내가 몹시 나 코를 막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고 하더이다.
이 말을 들은 초회왕(楚懷王)은 그 날로 후궁의 코를 잘라버렸다.

"이 정수(鄭袖)가 근상과 가깝고, 근상(靳尙)은 신과 가까우니 신이 어찌 초나라에서 목숨을 잃을 리 있겠습니까. 설령 신이 초나라에 가서 죽는다 하더라도 우리 진(秦)나라가 검중 땅을 얻을 수 있다면 신은 아무런 여한도 없습니다."

진혜문왕(秦惠文王)은 감격했다.
잠시나마 장의를 보냄으로써 검중 땅을 얻을까 생각했던 자신을 더욱 부끄럽게 여겼다.




🎓 다음에 계속.............
< 출처 - 평설열국지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