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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병매(金甁梅)*

금병매 (665)

작성자-미션|작성시간26.06.22|조회수37 목록 댓글 0

🎈금병매 (665) 

 

제20장 흉몽(凶夢) 6


“야, 이년아! 바로 네년의 지금 서방한테서 돈을 받았다구. 알겠어?
서문경이가 나를 그렇게 죽였단 말이야. 이년아!”

“어머나, 그게 정말이에요. 그이가 왜 당신을 죽였죠?”

“이년아! 그걸 몰라서 묻는 거야. 네년을 나한테서 빼앗아 갈려고 그런 거라구.
내가 죽은 것은 결국 네년 때문이야.
네년만 아니었으면 내가 죽지 않았다 그거야.
이 재수 없는 년아!”

그만 장죽산은 달려들어 냅다 이병아의 목을 조른다.

“아이구~~”

비명을 지르며 이병아는 잠을 깬다.
이튿날 아침이었다. 용변을 보러 방문을 열고 복도로 나간 이병아는, “으악~” 질겁을 하며 그만 비실 그 자리에 무너지듯 쓰러졌다.

저만큼 현관 쪽에서 장죽산이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병아의 눈에는 장죽산으로 보였지만, 그것은 장죽산이 아니라 손호(孫好)라는 의생이었다.
서문경의 약국에서 일하는 의생으로 아침에 출근을 하여 며칠 만에 이병아 마님의 기력이 좀 어떤가 하고 진맥을 해보러 오는 참이었다.

그런데 자기를 보고 이병아가 놀라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니, 손호는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며 후다닥 달려왔다.

“아니, 마님, 왜 이래요. 정신 차려요. 정신.....”

복도에 쓰러져 두 눈을 허옇게 뒤집어까며 꺼억꺼억 곧 숨이 넘어가는듯한 이병아를 손호는 번쩍 들어다가 침상에 눕혔다.

주방에서 늦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던 수춘이도 놀라 뛰어나왔다.

손호가 응급처치를 하여 곧 이병아는 숨결이 골라지고, 눈을 감기는 했으나 아직 깨어나지는 않았다.
수춘이는 걱정이 되어 오월랑 마님을 찾아가 그 사실을 알렸다.

서문경이 등청을 한 다음 거실에서 딸 향림이와 둘이서 아침을 먹고 있던 오월랑은 이병아가 의생 손호를 보고 기절을 했다는 수춘이의 전갈을 듣고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식사를 마치자 곧바로 이병아를 찾아갔다.

잠시 후 이병아는 의식을 돌이킨 듯 힘없이 눈을 뜨고 곁에 앉아있는 오월랑을 멀뚱히 바라본다.

“이제 정신이 돌아온 모양이군. 여보게, 나야 나. 나 누구지?”

그러자 이병아는 맥이 빠진 그런 목소리로 간신히 말한다.

“큰형님 아닙니까. 웬 일로 이렇게...”

“이 사람아, 자네가 기절을 했다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서 찾아와 봤다구. 저 손호를 보고 기절을 했다면서.
손호는 자네를 돌보고 있는 의생 아닌가.
그런데 왜 놀라 기절을 하지?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이야”

그 말에 이병아는 눈동자를 움직여 저만큼 떨어져서 의자에 앉아있는 손호를 가만히 바라본다.

수춘이는 이병아 마님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는가 싶어 호기심이 어린 그런 표정을 살짝 내비치며 서 있다.

잠시 손호를 눈여겨 바라보던 이병아는 참 이상하다는 듯이, 그러면서도 마음이 놓이는 듯 후유 가만히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리고 들릴듯 말듯 말한다.

“난 장죽산인 줄 알았어요”

“장죽산이라니....”

오월랑은 장죽산이 누군지 얼른 머리에 와 닿지가 않는다.

“죽은 남편 말이에요. 의생이었던...”

“아, 그 사람...”

오월랑은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 그렇게 보였어여?”

수춘이는 놀라며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연다.

화자허가 죽고, 이병아가 장죽산에게 개가를 한 뒤에도 수춘이는 몸종으로 따라가 한집에서 같이 살았기 때문에 장죽산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마님의 눈에 손호가 장죽산으로 보였다니 놀랄 수밖에 없다.

“같은 의생이라서 그렇게 보인 모양이지”

오월랑의 말에 이병아는, “그게 아니라...”하고는 말끝을 흐린다.

“그게 아니라 뭔데?”

“저... 어젯밤 꿈에......”

이병아는 얘기를 꺼내려다가 망설여지는 듯,

“아무 것도 아니예요” 해버린다.

“아무 것도 아니라니, 사람도 참 싱겁기는...
꿈인데 얘기 못할 게 뭐 있어. 어서 해보라구. 뭐 어떤 꿈을 꾸었길래 그러지?”

오월랑이 재촉을 하자 이병아는 마지못하는 듯 말한다.

“그럼 수춘이하고 의생은 자리를 비켜 주었으면...”

아무리 꿈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이 있는 앞에서 전남편 장죽산의 죽음에 대한 얘기를 늘어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 참혹한 죽음이 호랑이 탓이 아니라, 서문경의 지시 때문이었다는 내용이니 말이다.

수춘이와 손호가 물러가자, 이병아는 오월랑에게만은 그 얘기를 해도 무방할 것 같아서 입을 열었다.
그녀는 속이 깊은 여자일 뿐 아니라, 허황한 꿈 얘기니까 대수롭지 않게 여기리라 싶었던 것이다.

“어젯밤 꿈에 말이에요 내가 혼자서 어느 산길을 가는데...”

하고 이병아는 간밤에 꾸었던 그 괴상한 꿈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따금 얘기를 멈추고 침으로 입안을 축이며 조금 쉬기도 했다. 나직한 목소리로 가만가만 말을 하는데도 기력이 부치는 모양이었다.

그녀의 얘기가 끝나자 오월랑은 살짝 입을 벌렸다.

“어머나- 무슨 그런 꿈이 다 있지?”

꿈이니까 믿을 수는 없지만, 좌우간 너무 이상하고 두렵기도 한 모양이었다.

오월랑의 그런 기색을 보자 이병아는 속으로 약간 당황하면서 조심스레 말했다.

“공연히 쓸데없는 꿈 애길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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