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노자 제42장을 읽고 ‘도의 우주 생성론과 지도자의 덕성’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42-1 도가 하나를 낳고,
하나가 둘을 낳으며,
둘이 셋을 낳고,
셋이 만물을 낳네.
2 만물은 음을 업고 양을 안고 있으니,
솟구치는 두 기운이 서로 합해 조화를 이루네.
3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 ‘부족한 사람’,
‘복이 없는 사람’ 되기를 싫어하지만,
임금은 이 말들로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삼네.
4 그러므로 만물은 잃음으로써 얻기도 하고,
얻음으로써 잃기도 하네.
5 남들이 가르치는 것을 나도 가르치니,
강하고 포악한 자1) 제명에 죽지 못하네.
나는 이것을 내 가르침의 근본으로 삼네.
주1) 강하고 포악한 자[強梁者]: 원래의 의미는 ‘힘으로 남의 재물을 빼앗는 자’이다.
* “여기서도 제39장, 제40장과 마찬가지로 우주와 그 안에 존재하는 만물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 논하는 우주 생성론(cosmology)부터 시작한다. 비존재로서 무인 도에서 모든 존재의 시초요 근원인 ‘하나’가 나왔다. 이 ‘하나’에서 ‘음’과 ‘양’의 ‘둘’이 나왔다.
음과 양은 음기와 양기로서 서로 용솟음치며(沖) 대립하다 교접하여 조화를 이루면 제3의 힘이 된다. 따라서 음양에서 음기, 양기, 둘이 조화를 이룬 기(沖氣=中氣), 이렇게 ‘셋’이 나오는 셈이다. 음기와 양기와 둘이 합한 조화, 이런 삼각관계에서 만물이 생긴다. (물론 이러한 노자의 우주 생성론에는 다양한 이설이 존재한다.)(1~2절)
이렇게 음양이 조화하여 만물을 이루어 내듯 인간도, 특히 지도자는 서로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사회를 창조해야 한다. 물론 지도자가 조화를 이룬다고 하는 것은 자기를 낮추고 상대방을 존경하는 자세가 있어야 함을 뜻한다. 참된 지도자가 자신을 낮추어 ‘외로운 사람’, ‘부족한 사람’, ‘복이 없는/보잘것없는 사람’이니 하는 것도 이런 겸손을 밑바탕으로 한다.(3절)
겸손을 원리로 삼는 지도자는 자기를 그렇게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지도자로 사회와 국가에 크게 이바지한다. 그런데 자기의 욕망이나 욕심에 사로잡혀 자기의 뜻을 남에게 강요하는 독재자가 많이 있다. 이럴 때 국가나 사회에서 조화가 깨지게 마련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뜻을 남에게 강요하려던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한다. 따라서 자기를 높이면 낮아지고 낮추면 높아진다든가, 얻으려면 잃게 되고 잃으면 얻게 된다는 역설의 진리가 실증된다.(4절)
끝으로 노자는 세상에서 흔히 쓰는 말로 ‘강하고 포악한 자는 제명에 죽지 못한다.’는 사실, 강함을 버리고 부드러움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기 가르침의 근본으로 삼는다고 공언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강력한 법과 물리적 강제력만으로는 사회 질서를 온전하게 유지할 수 없다. 밀어붙이기 식의 통치는 공동체에 균열을 발생시킨다. 물처럼 유연한 리더십만이 지속 가능한 평화를 가능하게 한다.(5절)”(오강남)
42-1 道生一(도생일),
一生二(일생이),
二生三(이생삼),
三生萬物(삼생만물)。
2 萬物負陰而抱陽(만물부음이포양),
沖氣以為和(충기이위화)。
3 人之所惡(인지소오),
唯孤、寡、不穀(유고, 과, 불고),
而王公以為稱(이왕공이위칭)。
4 故物或損之而益(고물혹손지이익),
或益之而損(혹익지이손)。
5 人之所教, 我亦教之(인지소교, 아역교지)。
強梁者不得其死(강량자부득기사),
吾將以為教父(오장이위교부)。
* 沖(충): 비다, 공허하다; 깊다, 심원하다; 따뜻하고 부드럽다, 겸허(謙虛)하다; 오르다, 위로 솟구치다, 용솟음치다; 가운데, 중간(中)<‘충기(沖氣)’는 음과 양의 두 극단적인 기운이 솟구치며 대립하다 서로 합해서 이룬 제3의 중간 기운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깊은 조화의 기운임. 마왕퇴 백서 갑본에는 ‘중기(中氣)’로 나옴>
* 穀(곡): 곡식; 녹, 녹봉; 복록<복되고 영화로운 삶>; 좋다, 길하다, 행복하다
* 梁(량/양): 들보; 나무다리, 징검다리; 둑, 제방; 노략질하다; <포악하다>
* 敎父(교부): 가르침의 근본/핵심/으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