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도덕경 제43장을 읽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김’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43-1 천하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이
천하에서 가장 단단한 것을 이기네.
2 ‘없음’만이 틈이 없는 곳에도 들어가니,
그래서 나는 ‘억지로 함이 없음’의 유익을 아네.
3 말이 없는 가르침과
‘억지로 함이 없음’의 유익에
미칠 만한 것이 천하에 드무네.
* “‘부드럽고 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김[柔弱勝剛强: 36:3, 78:2]’과 ‘억지로 함이 없음[無爲: 2:3 등]’과 ‘말이 없는 가르침[不言之敎: 2:3]’을 강조하는 노자의 관점은 이미 앞에 나왔으므로, 새삼스러운 것은 없다.
간디의 ‘아힘사(ahimsa: 아무에게도 해를 주지 않음)’ 정신, 불교의 ‘불살생’, 슈바이처 박사의 ‘생명 경외(veneratio vitae)’, 루터 킹 목사의 ‘비폭력(non-violence)’ 원리, 최근 우리나라에서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 윤석열의 폭압에 맨몸으로 맞선 민초들의 ‘빛의 혁명(Revolution of Light)’ 등이 모두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행동이 강하고 폭압적인 것을 이긴다는 신념에서 나왔다. 힘없는 민중의 힘이 결국은 철권을 휘두르는 강권 정치의 무도함을 이긴 것이다.(1절)
‘없음’만이 틈이 없는 곳에 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없음이란 자기 고유의 형체가 없는 것이다. 물이나 공기처럼 자기자신의 고정된 형체가 거의 없는 것은 유리나 고무 같은 것을 제외하고 거의 어디나 스며들 수 있다. 형체가 없는 것 가운데서 절대적으로 형체가 없는 것은 물론 도이다. 그러기에 도가 스며들지 않은 곳은 없다.
인간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자기주장, 자기 줏대만을 고집하는 사람은 남과 섞일 수 없다. 자기를 진정으로 비운 사람만이 ‘무애(無碍)’의 경지에서 어느 누구와도 진정한 의미의 교류와 소통이 가능하게 된다는 뜻이리라.(2절)
노자는 이런 사실을 볼 때, 자기주장을 내세우면서 억지로 뭔가 이루어 내겠다고 뻣뻣하게 나가거나 강제로 세상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은 모두 부질없는 일이요, 물처럼 묵묵히 설치거나 조급함 없이 순리로 모든 것을 이루어내는 것, ‘함이 없는 함[無爲之爲]’이 더욱 확실하고 유익한 방법임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된다고 했다.
무위의 행동, 무언의 가르침과 비교될 만한 것이 세상에 별로 없으니, 이런 원칙을 받들고 세상을 살아가라는 말이다.(3절)”(오강남)
박노해가 빛의 혁명 시기에 쓴 시 ‘빛의 혁명’을 소개합니다.
빛의 혁명
어둠이 가장 길고 깊은 동짓날
달과 태양 사이로 샛별이 뜨고
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분다
그래, 이제부터 빛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아직은 얼어붙은 한겨울
아직은 어둠의 세력이 준동하지만
이미 봄은 마주 걸어오고 있다
절정에 달한 악은 빛을 위해 물러난다
우리가 우금치 동학군이다
우리가 3.1만세 유관순이다
우리가 광주의 시민군이다
우리는 그 모든 역사이자 미래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한 지금,
우리는 가장 앞서 새벽별로 빛난다
우리는 나를 살라 사랑으로 빛난다
우린 지금 빛의 혁명을 써나가고 있다
우리는 선의 전위다
우리는 빛의 연대다
우린 이미 봄의 희망이다
43-1 天下之至柔(천하지지유),
馳騁天下之至堅(치빙천하지지견)。
2 無有入無間(무유입무간),
吾是以知無為之有益(오시이지무위지유익)。
3 不言之教(불언지교),
無為之益(무위지익),
天下希及之(천하희급지)。
** 馳騁(치빙): 말을 달리다; 이기다, 따라잡다
** 希(희): 바라다; 드물다, 거의 없다(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