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미사를 드릴 수 없을 때에는 고별식만 거행합니다. 이런 장례 예식을 예전에는 ‘사도 예절’(赦禱禮節: absolutio ad tumbam)이라고 하였는데 현재는 고별식이라고 합니다. 고별식은 ‘죽은 영혼의 죄 사함을 비는 예식’(사도 예절)만이 아니라 하느님께 죽은 이의 영원한 생명을 청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의 헤어짐에 대한 인사를 나눕니다.
미사 없이 하는 고별식은 말씀 전례로 시작하여 보편 지향 기도, 주례자의 마침 기도, 그리고 모든 이가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고별 기도로 마칩니다. 고별식은 이교인의 관습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예식은 비록 죽음이 산 이와 죽은 이를 갈라놓았지만 우리도 지상 생활을 끝낸 다음에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하여 하나가 되리라는 희망을 확인시켜 주는 교회 공동체의 인사입니다. 고별식은 미사 때 거행하나 미사 없이 거행하나 그 의미는 같습니다.
교회에서는 세상을 떠난 이를 하느님께 맡겨 드리며, 그 영혼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비는 장례 미사를 드립니다. 전례 규범에 따라 장례 미사를 드릴 수 없는 날은 의무 대축일, 성목요일, 파스카 성삼일, 그리고 대림, 사순, 부활 시기의 주일입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380항 참조). 그 밖의 주일에는 장례미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장례 미사 때의 고별식은 영성체 후 기도 다음 시신이 교회 밖으로 나가기 전에 진행됩니다. 이 예식은 죽은 이에게 성수를 뿌리고 분향을 하며 고인의 영혼이 천국에 들기를 청원하는 사제의 기도와 신자들의 응답으로 이어집니다. 천사들에게 드리는 찬가를 노래한 다음 시신을 교회 밖으로 옮기면 예식이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