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기대행진 / 김병중
정수리 뜨거워지는 하지 지나
모기들이 출몰하며 앰뷸런스 소릴 내는데
길 비켜주지 않고 버티며
육탄으로 모기대항전을 벌인다
복면한 이름표 없는 모기들과
맨손 격투기로 맞짱을 뜬다니
나는 자는 두 개 날개로도 유리하지만
걷는 자는 아무리 손 그물을 만들거나
손사래나 손뼉을 쳐도 헛수고다
어둠 속이면 공격이 멎을까 하여
불을 끄고 쥐죽은 듯 누웠더니
모기 눈이 얼마나 밝은지 반격을 개시하며
모기대행진이 펼쳐져
칠흑 속 게릴라전으로 잠을 잃는다
조명탄보다 훤하게 불을 밝히고
파리채 꺼내 모기에게 휘두르며
피 한방울 흘리지 않으려고
모기와 벌이는 한밤의 묘기대행진의 밤
흡혈귀와 싸워 이겼다고 큰소리칠 수 있겠는가
피만 뜨거우면 공격해 오는 불의를 막으려고
냉혈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나
모기와 싸우지 말고
동지가 오길 기다려 설국의 휴전이나 할까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