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과 물음표 / 김병중
사랑은 한 지붕 아래 사는 것
살까 말까
사랑은 둘이 밥을 짓는 것
지을까 말까
사랑은 돌베게 베고 자는 것
잘까 말까
이래 저래 망설이다
세월은 가고 혼자만 남아
다시 사랑이란 글자 앞에 서서
밑줄로 그을까 말까
살면서 누군가와 사랑을 느꼈다면
삶에서 밑줄 하나 그은 것
지나고 나서야 사랑인 걸 알았다면
삶에서 물음표 하나 지운 것이라
얼굴이 아침 해로 떠오르면 구한 것
한밤의 은하수로 반짝이면 잃어버린 것이다
사랑은 가슴 항아리에 보름달 하나 담는 것
담을까 말까
사랑은 이름 모를 꽃에게 이름 지어주는 것
지을까 말까
사랑은 서로 깊게 보고 같이 멀리 보는 것
보일까 말까
바람 부는 세상에 유정 무정에 흔들리다
외로움 사라지자 그리움이 자리하여
가슴에 두 손을 대고 서서
물음표로 물을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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