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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교수님 작품방

우체국집 딸

작성자김병중|작성시간26.06.17|조회수12 목록 댓글 0

우체국집 딸 / 김병중

 

 

붉은 벽돌집으로 지어진 우체국

그 건물 옆 관사에 사는

우체국 집 외동딸은

유난히 얼굴이 희고

머리칼이 제비 날개처럼 빛났다

 

우체부의 자전거와 배달 가방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설레도

먼발치에서라도 그녀 얼굴을 보면

죄 지은듯 마음이 콩닥거렸다

밤새워가며 써 놓은 편지를 부치지 못한 건

호랑이 아버지가 보는 날엔

매질 아닌 태질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지

 

올 리도 없는 편지를 기다리며

마른하늘 비를 기다리는 것과 같아도

우체부가 온다는 건

기분 좋은 설렘이라서

소인 찍힌 우표를 꼼꼼히 오래도록 모았는데

그러다 그녀가 더 이상 보이지 않아

밤새워 편지 쓸 일 사라진 쓸쓸한 고을에

그래도 하루 한번은 배달부가 다녀갔다

 

장정이 되어 논산훈련소 입대를 하고

이십 주의 힘든 훈련을 받을 때

매주 마다 한 편씩 명시를 적어 보내준

발신인도 모르는 엽서를 읽으며

빛바랜 기억 속의 긴 머리 소녀를 생각했지

 

첫 휴가 나오던 날

붉은 벽돌집이 사라진 곳과 마주한 원다실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는

엄마야 왜 자꾸만 보고싶지

왜 자꾸만 기다리지 노래가 흘러나오고

찻잔 속에 그 소녀 얼굴이 얼비치며

거기서 붉은 벽돌집 한 채와 그녀를 만나

그리움 뱅뱅 고추잠자리로 날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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