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다시 감상하는 작품

심장 속의 두방

작성자김병중|작성시간26.06.10|조회수4 목록 댓글 0

심장 속의 두 방 /  나희덕

 

나를 좀 지워주렴.

 

거리를 향해 창을 열고

안개를 방안으로 불러들였다

안개는 창을 넘는 순간 증발해버렸다

 

나를 좀 지워주렴.

 

짙은 안개를 들이키고도

사물들은 여전히 건조한 눈을 비비고 있었다

 

나를 좀 채워주렴.

 

바다를 향해 열린 창으로

안개가 밀물처럼 스며들었다

안개는 창을 넘는 순간 몸 속으로 흘러들었다

 

나를 좀 채워주렴.

 

의자가 젖고 거울이 젖고

사물들은 어느새 안개의 일부가 되었다

 

심장 속에 나란히 붙은 두 방은

서로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두 방을 오가는 것은

소리 없이 출렁거리는 안개뿐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