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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안재덕
우리 엄마
동트면 일곱 식구 밤새 받은 오줌 물동이 이고 남새밭 나가 눈 맞추며 거름을 뿌리던 아침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 엄마
첫닭 울면 눈 비비고 일어나 손 빗질하고 부엌 들어가 콩대 불 피워 가마솥에 일곱 식구 입 지키던 아침을 찾고 싶어 한다
우리 엄마
아침 먹은 그릇 고무대야에 담가놓고 부리나게 밭에 나가 서너 고랑 꿰차고 아이 젖 불은 줄도 모르고 놉 훌치자 '짜증을 내어서 무엇 하나 한숨을 쉬어서 무엇 하나' 육자배기 처방전으로 속병 다스리던 사람들에게 미안하단다
우리 엄마
윗목 수수대 엮어 통을 만들고 고구마 가득 채워 겨우내 새끼들이 깎아 먹고 구워 먹고 점심으로 무김치 걸쳐 먹던 입만 봐도 참 행복했다며 한 시절을 꺼내보고 있다
우리 엄마
매화꽃 피면 동네 아낙들 방죽 둑에 모여 비빔국수, 물국수 말아 걸쭉한 농주 한 잔 걸치고 노들 강변, 아리랑,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장구 장단에 목 터져라 봄 알리던 무명치마를 찾고 있다
엄마!
아부지 보고 싶지 않아?
영감탱이 뭐 하는지 몰라 생전 꿈에 한번 나타나질 않아
아마, 그곳에서 많은 여자들 데리고 놀다 보니 잊고 있나 봐
몰라
말은 그렇게 해도 질투만은 내려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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