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월의 장미 ♧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유월의 장미가
말을 걸어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일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유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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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의 자리마다
아픔과 눈물의 흔적이 있는 유월에는
하늘과 꽃,나무,풀 한 포기에 담긴
생명의 힘으로 아파하는 이들이
위로 받고, 더 이상 무력에 쓰러지는
이들이 없기를...
평화를 향해 흘러가는 유월이길
바래봅니다.
-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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