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참판댁은 아주 오래 전에 방문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동안 많이 변했을 겁니다.
평사리 박경리문학관은 2016년 5월 4일 개관했다고 합니다. 원주 박경리문학관은 다녀왔는데 이곳은 또 어떻게 다를지 궁금합니다.
박경리 선생님은 하동 악양면 평사리를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는데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삼으셨다지요.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참판댁으로 올라가는 길은 그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더군요. 양쪽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상점들 - 주로 최참판, 길상이, 서희, 평사리라는 글귀가 들어있는 간판들을 달고 각종 농산물, 향토특산물을 팔고 있어요. 가격은 들쭉날쭉하지 않은 듯해서 그나마 좀 다행. 이쪽 가게 저쪽 가게의 가격이 다르면 왠지 속상하고 사기 당한 기분이 들 때가 있잖아요. 가격을 통일한 것은 잘 한 일 같아요.
최참판댁 솟을대문을 지나 들어가면 행랑채, 사랑채, 안채를 구경할 수 있어요.
사랑채에는 최참판과 비슷한 복장을 한 할아버지가 계셔 사람들의 눈길을 끌더군요.(사진을 못 찍었어요. 그 할아버지가 화장실에 가시는 바람에.ㅋ)
한옥의 구조는 거의 비슷하기에 휘리릭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새로 생긴 최치수 동상 옆에서 한 장 찰칵!
대하소설 토지의 등장인물이 살던 집을 재현해 놓은 것은 꽤 재미있었어요.
어떤 집에는 토끼도 있고, 심지어 소도 있더군요.
꽃밭도 정성스레 꾸며놓아서 사진 찍기도 좋았고요.
전체적으로 잘 꾸미고 가꾸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하긴 평사리라는 시골 동네는 박경리 선생님의 대하소설 <토지> 덕분에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생계를 이어간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요. 변하지 않고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04년에 문을 열었던 <평사리문학관>은 <문학& 생명관>으로 바뀌어 사무실, 회의실, 세미나실로 쓰이고 각종 회의, 세미나, 문학행사가 열리고 있어요.
새로 생긴(2016년) 박경리 문학관은 선생이 평소 사용하거나 아꼈던 유품과
여러 출판사에서 발행한 소설 <토지>, 선생의 초상화, 토지 속 인물 지도 등이 전시되어 있어요.
전시실 바로 앞에는 박경리 선생 전신 동상이 있지요.
평사리 들판이 발 아래 펼쳐지는 곳에 자리 잡은 문학관은 깔끔하니 아주 멋집니다.
선생님이 쓰시던 실패, 가죽장갑, 다리미...
그리고 즐겨 입으시던 원피스(나랑 취향이 비슷하시네)
운동화와 호미....호미를 보니 가슴이 짠~~~
인물도도 놀라워서 찍어보았어요.
대학생때 토지 1,2권을 처음 읽고 인천 가는 전철을 타려고 기다리던 중
그때 가장 가깝게 지내던 시 쓰는 친구에게 흥분해서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쓸 수가 있지?
정말 놀라운 일이야. 박경리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때 놀라움 이후로....토지를 끝까지 읽지는 못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였지요. 그런 그 시절의 제가 엄청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지요. 토지를 끝까지 다 읽게 되기를....
내려오는 길 어느 가게 앞 풍경.
아, 백합이 봉오리졌구나.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여기를 또 올 수는 없을 것 같고.
이런 마음으로 보다가 팡! 터졌습니다.
언제까지 파갈래.
글씨체를 보니 나이 드신 분 같습니다. 혹시 비에 글씨가 퍼질까 비닐까지 씌워놓았어요. 얼마나 속상했으면 이런 글귀를 써 놓았을까요?
제발 남이 가꾼 예쁜 식물들 탐내지 마세요.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미리 찜해둔 '오늘의 맛집'을 찾아갔습니다.
제목은 모둠정식- 재첩국, 재첩전, 재첩무침, 참게장, 그리고 밑반찬과 나물들.
생김에 재첩무침을 싸 먹으니 참 별미네요.
먹으면서 재첩을 자세히 보니 세상에 얼마나 작은지...그걸 섬진강에서 잡아서 일일이 깐 거잖아요.
공력이 엄청나게 들어간 음식입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소중하게 먹어야지요.
그래서 싹싹 다 먹었습니다.(제가 원래 재첩국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이제 철이 들었나 봅니다.)
더 돌아다닐까 하다가....
내일 여행을 위해 일찍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아이들의 깔깔 웃음소리가 6층 숙소까지 올라와 기분을 업 시켜 줍니다.
참 좋을 때입니다. 아무 걱정 없이 엄마, 아빠와 같이 놀러와서 깔깔 수영하고 웃고 떠들고...
하동호수도 멋지지만 구름도 예술입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저도 궁금합니다.ㅋ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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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산초 작성시간 26.06.06 몇년전 제가 갔을 때는 비가 왔었는데요,
그때 저 팻말들이 있었나, 기억이 안 납니다.
내가 겪고 본 것들이 대부분은 사라진다는 것을 압니다. -
답댓글 작성자바람숲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6 기억들은 대부분 사라지죠. 그런데 그것도 좋은 현상 같아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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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미혜 작성시간 26.06.06 그곳 맨위 한옥을 집필실로 운영한 적이 있어요. 운이 좋아 한 달 머물며 오르락내리락 하던 시간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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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바람숲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6 그곳에서 지낼 수 있었던 샘은 최고의 행운아. 그때 제가 속으로 엄청 부러워했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