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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달의 좋은 동시(2026년 06월)

작성자남촌|작성시간26.06.23|조회수4 목록 댓글 0
이 달의 좋은 동시
                                                                                                                      [총 10편]
한국동시문학회2026년 06월
선정위원장이시향선정위원강지인, 문성란, 박승우

 

 1.

그러면서 큰다 _ 김 솜

 

 

아무리 꽁꽁 묶어도

풀릴 때가 있지

 

신발 끈도

단단한 결심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풀려서

끈 밟고 넘어질 때가 있지

 

그럴 땐

무릎 꿇고

다시 묶어야 하지

 

서서는 못 묶지

 

 

_『바람 먹기 좋은 날』, 2026. 2_《블랙》, 2025년 147호

 

 

2.

 _ 김영철

 

 

답답한 게 싫다고

시험 같은 게 싫다고

 

달리는 차 안에서

뛰어내린 까만 비닐

 

이야호! 완전 자유다

환호성을 지른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아

주위를 둘러보니

 

가로수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걸렸다.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외딴섬이 되었다.

 

 

- 《아동문학평론》, 2025년 가을호

 

 

 

3.

새싹 회의 _ 김옥순

 

 

-누가 먼저 나갈래?

 

땅속에서 의논하다가

 

봄비 오는 날

 

-우리 손잡고 한꺼번에 나가자

 

고개 내민 새싹들

 

모두가 일등

 

 

- 동시집 『물방울 번지점프』, 아동문예, 2025

 

 

 

4.

꽃과 나비 _ 문삼석

 

 

어디선가 날아올 나비를 기다리며

꽃은 살포시 꽃잎을 열고,

 

어딘가에 피어 있을 꽃을 찾아

나비는 신나게 날개를 팔랑이고,

 

팔랑이며 달려올 나비 생각에

꽃은 마음이 설레고,

 

꽃잎 열고 기다릴 꽃 생각에

나비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 《문학춘추》, 2026년 봄호

 

 

 

5.

치타와 가젤 _ 박태현

 

 

저 가젤을 잡아야지

내 새끼가 굶고 있어

 

잡히면 안 돼

내 새끼가 기다리고 있어

 

내 새끼를 위해서

내 가족을 위해서

잡아야 한다고

잡히면 안 된다고

 

퇴근하는 아빤

어떤 날은 치타처럼

어떤 날은 가젤처럼

문 앞에서 흔들렸다

 

나는 그럴수록

꼬리를 더 세게

흔들었다

 

 

- 《동시먹는달팽이》, 2026년 봄호

 

 

 

6.

국어사전 _ 신현배

 

 

시가 풀리지 않을 땐

국어사전 뒤적뒤적.

 

잠든 낱말 깨우며

밤새 시를 쓰는 아빠.

 

그런 때, 국어사전은

덩달아 잠 못 들어요.

 

수십 년 묵은 손때를

몸에 묻히고 살아도.

 

숱한 낱말 내주어

시를 빛내 주었다며

 

오늘은 국어사전이

어깨가 가뿐한 듯.

 

 

- 동시조집 『하늘빛 날갯짓』 가꿈, 2026년 4월

 

 

 

7.

호박밭 발전소 _ 조영수

 

 

잎이

태양열로 만든 전기와

뿌리가

땅속열로 만든 전기가

넝쿨에서

파팟 마주쳤다

딸깍,

호박꽃등 노랗게 켜졌다.

 

 

- 《동시발전소》 2025년 겨울호

 

 

 

8.

블랙홀 _ 윤겨울

 

 

요즘의 나는

빛의 속도로 게임에

빠져들고 있다

 

어떤 때는 밥 먹으라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엄마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애인이 따로 없다

여자 친구라면 죽고 못 사는

우리 형처럼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겠다 싶어

반성도 해 보지만, 그때뿐

좀체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동시집 『별이 빛나는 밤』 (고래책빵, 2026년 04월)

 

 

 

9.

곶감 _ 이영애

 

 

껍질 깎이고

처마 밑에

줄줄이 매달린 감

 

햇빛과 놀면서

바람과 놀면서

 

주글

쪼글

 

희고

달달한

 

주름 옷을

사 입었다

 

 

- 동시집 『탬버린 새』 (2024, 초록달팽이)

 

 

 

10.

웃는 엘리베이터 _ 하 빈

 

 

“우리 애가 쿵쾅거려

미안해요.”

 

“괜찮아요,

애들은 다 그렇죠.”

 

‘미안해요.’란 말은

내려오고

‘괜찮아요.’란 말은

올라간다.

 

따뜻한 말 실어 나르는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

털 털 털

맨날 웃어요.

 

 

_《아동문예》 창간50주년 앤솔러지 『퐁당 동시 퐁당 동화』_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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