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와 외국인 지분제한 완화 등 친시장 개혁정책 추진하며 투자자 유혹
더벨
백소명 연구원
공개 2014-08-28 07:43:42
베트남을 등졌던 투자자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경제 전망의 개선과 친시장적 개혁 드라이브가 베트남을 아시아의 다음 번 '호랑이'로 부각시키며 투자자들과 투자은행(IB)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 전문지 IFR은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다방면의 개혁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베트남 경제는 올해 5.6% 성장이 전망된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2017년 베트남 경제 성장률이 7%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친시장 개혁에는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 완화 △무수익여신(NPL)의 억제 △민영화를 통한 국유기업의 효율성 도모가 포함된다. KPMG는 "더 나은 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베트남을 등지게 만들었던 부동산시장의 과열과 통화 가치 하락 압력,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게 줄었다. 대신 5% 이상의 고성장, 통화 가치의 안정, 민영화 기대를 바탕으로 증시는 상당한 회복을 보였다. 베트남 자본시장은 이 같은 투자심리의 전환과 개선된 성장 전망을 잘 보여준다. 호치민거래소의 VN지수는 5년래 최고치다.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인 페트로베트남(Vietnam Oil & Gas Group)이 최근 증시 강세를 이끌었다. 5년물 CDS 스프레드는 2013년 고점에서 100bp 이상 하락했다.
심리 개선은 여러 자본시장 딜도 부추겼다. 미국 정유업체 머피오일(Murphy Oil)의 말레이시아 자산 인수를 추진 중인 페트로베트남은 18억 달러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다수 은행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도 눈에 띈다. 싱가포르 최대 음료업체 프레이저앤니브(F&N)는 이번 달 비나밀크(Vietnam Dairy Products)의 지분 1500만주를 블록으로 인수했다. 가치로는 1조 8400억 동, 약 8700만 달러다. 이로서 F&N의 비나밀크 지분율은 9.54%에서 11.04%로 상승했다.
IFR은 정부가 수백 건의 국영기업 민영화를 준비하고 있어 M&A와 기업상장(IPO)을 포함한 더 많은 딜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과 베트남국영섬유그룹(Vietnam National Textile and Garment Group), 베트남국영해운(Vietnam National Shipping Lines) 등 대규모 국영기업도 매각 대상이다. 이들 기업은 올해나 내년에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민영화를 비롯한 각종 개혁 정책은 해외 자본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상장기업의 외국인 지분율 제한을 현행 49%에서 60%로 완화하는 방안도 해외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부분이다. 지난 수년간 노키아와 삼성, 인텔 등 기술(IT) 기업들은 베트남의 안정적인 성장과 낮은 임금을 주목하며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해 왔다.
현재로서 베트남 경제의 가장 큰 복병은 은행권이다. 높은 수준의 NPL과 잘못된 경영으로 지난 5년간 고전해 왔다. 정부는 은행권이 제자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 2월 베트남 정부는 단일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은행에 투자할 수 있는 지분 한도를 종전 15%에서 20%로 올렸다. 전체 외국인 지분 한도는 30%로 유지했다.
그러나 시장관계자들은 엄격한 지분 제한이 해외 투자자들의 베트남 은행 투자를 막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고 본다. 국내 은행의 부실자산이 더 큰 장애물이라는 평가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베트남 은행권의 NLP 비율을 전체 대출의 10~15%로 추정하고 있다. 4월 베트남 중앙은행이 발표한 공식적인 수치인 4.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한편, 무디스는 지난달 베트남의 국가신용등급을 B1으로 한 단계 상향한다고 밝혔다. 등급 상향의 이유로서는 최근 거시경제의 안정성과 국제수지의 개선, 은행부문의 리스크 감소를 언급했다. "은행권의 부실대출이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지만 2010~2012년과 비교해 개선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