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목요일 저녁에 영화 <해무>를 보고 왔습니다.
무어라 영화를 본 소감을 몇 번 남기려고 하다가 정리도 안 되고,
마음 깊은 속을 후비고 있는 그 정체가 무얼까 생각만하다가 그냥 며칠이 흘렀네요.
영화를 본 첫 날 그 강렬한 느낌은 며칠이 지난 뒤 조금 희미해졌지만 영화가 계속 머릿속에 마음속에 맴돕니다.
영화를 본 소감, 느낀 점, 생각한 점... 정리되지는 않지만 두서없이 몇 자 남겨봅니다.
영화를 보러 가기전에 너무 잔인하다고 해서 잔뜩 겁을 먹고 갔습니다. 제가 사람 죽이는 장면, 피나오는 장면은 정말 못 봅니다.
눈막고, 귀막고 했지만 끝까지 긴장 놓치지 않고 어떻게 시간이 간 줄 모르게 집중해서 봤습니다.
영화관에서 해무 시사회를 본 어떤 배우가 이렇게 소감을 얘기하는 것 보고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올 여름, 최고의 스릴러(?)"
이 영화가 진정 스릴러물로 보인단 말입니까?
전진호에 탑승한 인물들 한 명 한 명에 감정을 이입이 되어서 힘들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너무나 끔찍한 그들의 행태 속에 분노보다는 그들 각각에 대한 연민을 느꼈다고 하면 이상한가요?
선장은 가해자이고, 나머지 선원과 밀항자들은 피해자였을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일까 단정 못 짓겠더라구요.
그들 모두는 각자 자신의 욕망을 쫒았고, 그 각각의 탐욕의 결과가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과정 속에 필연성 뿐만 아니라 우연성도 포함되어 있고, 그 모든 것이 합쳐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요.
이 영화 속에서 발견한 희망이 있는가?
아무리 곱씹어보아도 저는 희망이 보이지 않아 더 힘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동식(박유천)에게서 희망을 보았다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동식은 정말 불의에 저항한 것일까? 홍매라는 또 다른 개인적 욕망을 쫓았던 것일까?
전 후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선원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물이고,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도 죄가 있지요. 홍매(한예리)를 목숨 걸고 지켰지만 홍매는 떠납니다.
6년 후의 그의 모습도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았습니다.
홍매는 자신을 구해준 동식을 버리고 떠납니다. 고맙지만 살기 위해서 떠납니다.
만약 밀항선에 홍매가 타지 않았다면... 이라고 자꾸 가정해봅니다.
같이 본 남편은 자꾸 이 모든 원인은 홍매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관실에서 연기가 치익~ 그 장면 때문에요)
동식을 떠나 그녀는 한국에서 행복했을까? 친오빠를 만났을까? 만약 떠나지 않았다면 더 행복했을까?
선장 철주(김윤식), 기관장 완호(문성근), 갑판장(김상호), 선원 창욱(이희준), 선원 경구(유승목)에 대해서도
한 명 한 명 다시 떠올려봅니다. 한 편으로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고, 전혀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합니다.
깜깜한 바다 한 가운데 도망갈 곳 없는 배 안에서 극한 상황에 처했을때 내가 누구라면 난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자꾸 감정이입이 되네요(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선악이 확실해야 마음이 편한데, 그게 무자르듯 잘라지지 않아 괴로운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본 머리 속을 띵하고 때리는 영화였습니다. 아직도 어질어질하네요.
지극히 개인적인 두서없는 소감이라 안 쓰려고 하다가 다른 분들 어떻게 보셨는지도 궁금해서 씁니다.
보신 분들 소감 덧글로 나눠주세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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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하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8.20 남편이 영화보고 와서 인터넷 검색질하고 그랬어요. 홍매탓이라는 증거를 찾으려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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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태은 작성시간 14.08.20 대부분 영화가 여자로 인해 사단이 발생 하죠 ㅋ 근데 이게 흥행과 연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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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초록생각 작성시간 14.08.20 태은 이긍~~
또!또!또!
개그를 다큐로 받으시믄 아니되옴미닷! -
답댓글 작성자오드리 작성시간 14.08.21 태은 태은님 세상의 반이 여자고 인간의 성이 남자 아니면 여자인데 그런 말씀하심 안되죠!!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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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람이 불어 작성시간 14.09.23 저두 다운받아놨는데 감히 무서워서 못틀고 있어요. ㅠㅠ 며칠전에 군도 보고 기절할뻔..ㅠㅠ 남편보고 밤에 혼자보라고 일러놨는데 후기보니 갑자기 막 보고싶어지네요. 흑..잔인한거 보면 며칠 잠 못자는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