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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으로 만난 제주, 제주 생태이야기1

작성자파란새벽|작성시간16.01.29|조회수93 목록 댓글 3

1~2년에 한번쯤은 제주에 다녀오곤 합니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내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친구의 유혹에, 가끔은 세미나를 핑게로...

어떤 이유로 떠나든 

내게 제주는 언제는 '일상탈줄' 을 의미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제주는...다시' 기억 저 편'으로   fade out~!

 

올해도 제주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과 분명 다른 게 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지 20여일이 지난 1월의 끝자락 지금도 제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제주가 그냥 '각인'되어버린듯 합니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 겨울 습지연수에 함께 몸을 실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신년여행이라 생각하니 이름이 연수든 뭐든 상관없더라구요^^

 

이번 여행 주제는 '4.3과 제주생태'였습니다.

 

첫 일정은 1제주4.3 항쟁을 다룬 영화 '지슬' 감상..

 

 

 

 

 

 

 

 

 

 

 

 

 

 

 

 

현대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세대로...

부끄럽게도 제게 4.3은  제주에서 일어났던

'양민학살'이라는 단어로 추상화된 슬픈 사건 정도였습니다.

생각해보면 굳이 애써 알아야겠다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더이다.

 

지슬은 '감자'라는 뜻의 제주 방언입니다.

마음이 아프려니했는데,  이상하리만큼 온 몸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봉인된 시간을 마주한다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15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중학생 정도의 자녀라면 같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역사교과서를 왜 국정화하려는지, 왜 현대사를 축소하고 고대사의 비중을 늘이겠다고하는지

그것이 얼마나 파렴치하고 부끄러운 일인지...

 

이튿날, 4.3 평화공원부터 들렸습니다.

 

 그렇게 자주 제주를 찾았지만 둘레길에, 관광명소가 우선이었던지라...언제나 제외되었던 곳.

꼭~~꼭 한번은 들려보실 것을 권합니다.

영문모르고 그저 살기 위해 급하게 솥단지와 감자 몇 알 들고 몸을 피한 곳은

그들이 너무나 잘 아는 제주의 숲, 그들만이 알고있던 동굴이었습니다.

모형으로 만든 건데...전날 본 영화 지슬이 다시 떠오르며...나지막한 탄식만 나옵니다.

 

본격적인 습지 탐방 첫 장소는  '선흘 동백동산'으로 불리는 '선흘곶자왈'입니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수플이 어우러져있다는 '자왈'이 합쳐진 말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동백숲이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멈춘듯..

무념무상..그냥 그대로 걷기만해도 좋을듯.

그래서인가요? 최근엔 삼림욕장소로 유명해지면서 많이 찾는다네요.

 

제주 곶자왈에 자생하고 있는 '제주고사리삼'입니다.

'삼'이라고해서..산삼 종류인가했더니 아니더라구요^^;; 고사리과입니다.

세계희귀식물로 제주에만 자생하고 있어 이것이 사라지면 1속 1종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지요.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미리 알고 와서는 어디있는지 알려달라고해서 가르쳐주면, 다음에 혼자와서 몰래 캐가곤한답니다ㅠㅠ

왜 그래야할까요? 우리는 그러지 않을거죠?

 

 4.3항쟁때 선흘리 주민들이 몸을 피신했던 굴입니다. 땔감을 줍고, 초근목피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제집 드나들듯이

드나들었던 곳...그 곳에서 인간의 '목숨'은 때론 고래심줄 같이 질기디 질기다가도,

어느 순간엔 일순에 날아가는 휴지조각 같기도 했습니다. 

해설해주시던 갑선쌤의 목울음에 다들 말을 잊고...쉽게 발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비오는 날의 선흘 곶자왈...고즈녁함이 참 좋았습니다.

미리 예약하시면 무료해설도 해준다고 합니다. 

 

 

예정에 없던 근처 선흘분교에 잠시 들렸습니다.

우연히 들린 이 곳...현관 위 '차츰차츰'이라는 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창의인성' '행복교육''성실, 정직'...이상하게 아무리 좋은 표현도 학교 안에 들어가면 희안하게 영 겉돌고

추상화되는 드낌입니다. 도무지 진정성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차츰차츰'... 그 어떤 구호보다 아름답고 마음 깊이 들어왔습니다.

 

이 학교엔 아주 오래된(수령을 아직 모른다네요) 어마어마한 크기의 후박나무가 있습니다.

나무 전경보다,,아래쪽에 앵글을 맞춘 이유는...보이시죠?

바깥으로 튀어나온 나무뿌리가 너무 커서 아이들이 나무그늘을 잘 누리지 못하는게 안타까워

어느 조각가가 나무침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자연스러운 곡선의 나무결 평상이랄지 침대랄지...그 엄청난 크기와 자연스러운 조화로움, 그 고운 마음에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직접 몸을 뉘어보며 아이들의 기분을 만끽해봅니다.

전교생이 이 나무 아래서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뛰어놀다 지치면 이렇게 마냥 누워 잠을 청하기도 한답니다.

드뎌 내 손자손녀를 보내고 싶은 학교를 찾았습니다~~^^

 

 

용눈이오름입니다.

아~~제주사람들은 도처에 크고 작은 오름들이 널려있어 오름을 굳이 오름이라 부르지 않는다네요.

용눈이, 다랑쉬, 물영아리~~이렇게 이름만 부르면 다 오름가는 걸로 알아듣는답니다. 

용이 누워있는 형상이라하여 붙은 '용눈이'

 

용눈이 바로 앞에  다랑쉬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랑쉬는 '높을 것 같으나 높지 않은'이라는 뜻이랍니다.

말 그대로 그리 높지 않아 오름초보자들에게 추천되는 코스라는데...

다랑쉬굴의 학살사건은 4.3항쟁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용눈이를 몹시도 사랑했던 사진작가 김영갑.

용눈이에서 내려와 '두모악갤러리'를 찾았습니다. 몇번을 와도 좋은 곳...

그는 하늘에서도 제주를, 바람을, 외로움을  렌즈에 담아내고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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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하얀사슴 | 작성시간 16.01.29 마치 그곳에 같이 있었던 듯 생생하게 느껴지는 아픔때문에 눈물이 나네요. 지슬상영할때 기회만 보다 놓쳤는데 아이들과 함께 꼭 찾아서 봐야겠어요.
    후기 감사합니다~^^
  • 작성자freebird | 작성시간 16.01.29 이번에 제주도 가면 선흘 동백동산은 한번 가야겠어요.
  • 작성자초록생각 | 작성시간 16.02.01 아픈 역사를 품고 있어
    비오는 제주는 더더욱 슬퍼 보이네요ㅠ
    선흘분교도 꼭 가서 저 후박나무 아래에 누워보고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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