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입시에는 있는데 우리는 없는 적극적 조치와 대학의 사회적 책임>

작성자leastory|작성시간17.07.21|조회수332 목록 댓글 0

세계에서 대학경쟁력이 가장 높고 4차산업 경쟁에 특화된 교육은 여전히 미국이다. 현재 우리 대학입시가 미국을 벤치마킹했다는 사실을 연구년기간 미국에서 우리집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보고야 처음 알았다.


그런데 왜 미국입시는 초중고 교육을 황폐화시키지 않으면서도 교육강국을 만들었고, 우리는 대학입시가 아이들을 학교란 감옥에 가둬놓는지 궁금했다.


미국에는 있는데 우리 입시엔 없는 게 인권과 공공성이다. 입시의 정신은 남겨두고 겉모습만 베껴와서 미국의 오렌지가 우리나라에선 탱자가 된 것이다. 우리 입시도 그 정신을 함께 들여오면 지금보다는 입시경쟁이 훨씬 완화되고 초중고 아이들을 입시 지옥에서 구할 수 있다.


인권은 아이의 개성과 자율성을 보장할때 성취되기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공공성은 정부가 사거리에서 일일이 수신호하지 말고 잘 작동하는 신호등을 설치해 평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면 성취할 수 있다.


미국에도 사립학교가 있고 명문가 자제가 가는 보딩스쿨, 과학고 등의 특수 고등학교가 10% 정도의 학생교육을 담당한다. 그러나 그들이 특권학교로 불리지 않는 이유는 대학 입시에 별 이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대학이란 성적으로 우수 학생을 뽑을 권리가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관이다. 대학에서 학생선발이 성적순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건 유교문화권의 오랜 관습이다. 그러나 성적이 더 이상 아이들의 잠재력을 측정하지 않는다. 성적이 부모의 부와 신분의 결과인 오늘날에는 그것이 가장 공정하다는 과거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 대학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잠재력이 부모에 의해 개발되지 않은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줌으로써 대학의 사명을 다 하고 있다.


미국 명문대학이 보딩스쿨이나 과학고 출신 학생들을 싹쓸이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은 명문대에 오지 않아도 나중에 좋은 대학원에 가면 되고 또 부모 잘 만났으니 취업에서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바하면서 성적도 나쁘고 부모의 낮은 교육수준으로 집에서 보고들은 것도 없는 학생은 낮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개발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해 선발한다. 그래서 매우 다양한 성적의 학생을 선발해 가르치기 경쟁을 한다.


서울대는 물론이고 아시아의 국립대들은 학생은 매우 우수한데 교수는 가장 게으르다고 한다. 아이들이 우수하니 교수가 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대학이 땅집고 헤엄치고 있다.


미국도 처음부터 대학이 이렇게 학생을 선발했던 건 아니다. 입시경쟁이 치열했고 특히 성적이 우수했던 유대인학생들이 명문대를 점령했다. 유대인을 견제하고 입시경쟁을 완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케네디대통령은 1965년 대통령령으로 연방정부의 고용과 대학입시에서 인종, 성별에서 소수자를 배려하는 적극적조치를 발효시켰다. 다인종, 다민족의 멜팅팟인 미국사회가 국민통합을 위해 소수자를 배려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 제도가 백인이나 유대인을 역차별하게 된 건 유명한 일화지만 아직도 미국의 주립대는 물론이고 사립대도 이 제도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인종이 거의 단일하니 지역, 계층, 성별에 따른 적극적 조치를 도입하면서 탈북자 포함 다문화가족에게 혜택을 주는 지금의 제도를 유지한다면 국민통합에도 기여하고 입시지옥도 완화시킬 수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특정 지역, 특정 학교에 우수학생 쏠림현상은 사라지게 된다. 한 학교에서 서울대 들어가는 학생의 수가 제한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목고 자사고의 대입 특혜가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든지 아니면 사립학교로서 학부모와 학생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게 될 것이다. 굳이 이들을 없애기 위해 전쟁을 벌여야 할 이유가 없다.


물론 이것만으로 교육혁신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국립대 네트웍을 통해 공립대 경쟁력을 살려야 하고, 중고교 학교내 이동수업, 학점제도 도입해야 하고, 사립대에 획기적으로 자율권을 부여해 사립대의 국제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이 모든 교육혁신안은 공저 <아이를 살리는 교육, 지식공작소 2012>에 나와 있다.


김상곤교육부총리께서 교육혁신의 곁가지가 아니라 본질에 집중하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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